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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앞에서 ‘명상 수행’을…‘멈춤과 통찰’전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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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갤러리수, 현대미술작품 감상 새로운 길 제안

 김용호ㆍ서고운ㆍ이피ㆍ최선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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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오수회화, Painting_acrylic on canvas, 2019 [사진제공=갤러리수]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영적이지만, 종교를 믿지는 않는’(I‘m spiritual but not religious) 관람자라면 이 전시에서 연대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현대미술작가들의 작업에서 수행과 명상을 읽어내며 교감을 제시하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갤러리수는 ‘멈춤과 통찰: 인타라의 그물’이라는 주제 아래 김용호, 서고운, 이피, 최선 작가의 작업을 선보인다. 장르는 물론 주제, 풀어내는 방식이 모두 다른 네 작가를 ‘명상 수행’이라는 테마로 묶어낸 시도가 흥미롭다. 

 

전시기획을 맡은 변홍철 그레이월 대표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은 전시를 준비했다. 변 대표는 “우연한 계기로 명상을 접한후, 어느날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과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는 과정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명상수행과 시각예술이 비슷한 맥락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각예술 작품은 어떤 대상이나 생각에 대해 몰입(止)과 들여다 봄(觀)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표현 방법(매체와 기법)과 만듦(노동과 제작)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때론 반복되는 제작 과정 자체가 작가를 무념무상의 삼매로 이끈다. 관객은 그 작품을 들여다 봄으로써 자신의 경험과 작가의 상념 사이에서 교감하고 영감을 얻는다” 작가는 물론 관객도 이미 시각예술 안에서는 멈춤과 통찰의 명상 수행이 펼쳐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선 작가의 오수회화는 시각적으로는 단색화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그러나 이 작품은 폐수나 오수처럼 버려진 물의 패턴을 그대로 형상화했다. 작업방식을 알기 전까지 이 작업들은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원효의 ‘해골 바가지 물’과도 같다. 최 작가는 “내면이 아니라 이면을 보면 좋겠다”며 “시각적 한계가 인식의 한계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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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피, 난 자의 난자, Egg of Ego, 장지에 먹, 금분, 색연필, 수채, 389.5x191.5cm, 2018.[사진제공=갤러리수]



이피 작가는 조각, 회화, 퍼포먼스의 경계를 넘나든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지만 탱화를 공부하고 그 기법을 작업에 활용한다. ‘난 자의 난자(Egg of Ego)’는 한 여성이 자신의 난자들, 생명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버려진 씨앗을 제의를 하듯 하늘로 떠올려 보내는 장면을 담은 그림이다. 작가는 “현실적 조건을 따져보면 당분간 혹은 어쩌면 긴 시간동안 여성으로 출산에 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이들을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었다”고 했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그의 그림은 무척이나 유쾌하고 발랄하다. 태어나고 사라짐이 슬픈 것이 아님을 작가 특유의 긍정적 시각으로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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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Pian 2011-001, print on matte paper, face mount, Framed 120x70cm, 2017.[사진제공=갤러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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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운, 푸른 주검, oil on canvas, 40X50cm, 2018.[사진제공=갤러리수]


 

김용호 작가는 ‘피안’시리즈를 통해 깨달음의 세계가 멀리 있지 않음을, 서고운은 죽음의 이미지를 통해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의 세계가 죽음과 맞닿아 있음을 이야기한다. 전시는 6월 16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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