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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과 저항의 예술, 포스트모더니즘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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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과 저항의 예술, 포스트모더니즘

By 안희찬 (스토리텔러)

18세기 계몽주의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세상을 지배한 사상, 모더니즘. 종교와 외적인 힘에서 벗어나 인간의 합리성과 이성을 중시하는 이념이기도 한 모더니즘. 그러나 모더니즘이 계속될수록 사람들은 지쳐만 갔다. 무언가 기준이 있는 것처럼 모든 것에 객관화 작업을 요구했고 그에 맞춰가니 피로가 쌓이는 건 당연했다. 그 결과 모더니즘에 대한 반항으로 히피문화, 학생운동이 다수 일어났다. 이후 자크 데리다, 미셀 푸코 등은 모더니즘에서 탈출하자는 뜻의 포스트모더니즘 (Post-Modernism)을 주장해 본격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시작을 알렸다. 그 후 포스트모더니즘은 정치, 사회, 경제는 물론 예술 등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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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벤츄리 저서, 건축에서의 복잡성과 모순, 사진 출처 : Raptis rare books>

미국의 건축가 로버트 벤츄리 (Robert Venturi Jr.) 는 저서 <건축에서의 복잡성과 모순>에서 말했다. “모더니스트들이 논리, 단순미, 질서를 강조한 것이 과연 정당한가. ··· 초기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장식의 배제, 기하학적인 추상과 같은 모더니스트들의 원칙이 건축을 비인간화 시킨 결과를 낳았다.” 

지나치게 이성에 집착한 결과, 모더니즘 시대의 예술은 로버트 벤츄리가 말한 대로 논리, 단순미, 질서에 갇힌 모습을 보였다.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 이에 의문을 표하고 저항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들은 모더니스트들이 혐오하는 접근을 시도했다. 해체적이고 유희적인 예술, 장식의 무한성, 색상의 다양성이었다.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중심에는 에토레 소트사스 (Ettore Sottsass) 와 멤피스 그룹 (Memphis)이 있었다. 에토레 소트사스가 만든 그룹, 멤피스는 대중예술과 고급예술의 융합을 꿈꿨다. 또한 디자인을 오브제트와 소비자 사이의 감각적인 관계 측면으로 간주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색상, 장식, 질감을 앞세워 선명하고 대담한 디자인을 뽐냈다. 미니멀리즘적인 양식의 형태와 키치도 적용했다. 이에 기반을 둔 가구와 소품을 생산하며 멤피스 그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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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그룹의 작품, 사진 출처 : vogue>

포스트모더니즘은 건축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특징은 단연 ‘장식주의’다. 모더니즘 건축에서 철저히 배제한 장식을 최대한으로 하여 포스트모더니즘 건축만의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고급코드와 대중코드를 동시에 사용하는 이중코드화도 차용했다.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전형은 뉴욕에 있는 필립 존슨 (Philip Johnson) 의 역작 ‘AT&T 빌딩’이다. AT&T 빌딩은 고전적인 건물의 외면, 바로크 스타일의 매끄러운 마천루, 아키형 건물 입구, 기하학적인 건물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장식을 극대화 하여 포스트모더니즘만의 실험과 저항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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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존슨, AT&T 빌딩, 사진 출처 : Archdaily>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다양해졌다. 건축의 해체주의를 표방하는 하이테크 디자인이 출현하여 형태의 변형, 조작, 침식, 뒤틀림 등을 실험했고 독일에선 얼터네이티브 디자인이 나와 리사이클링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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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주의, Swiss convention center, 사진 출처 : common.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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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터네이티브 디자인, Sacco, 사진 출처 : elgrecogallery> 

모더니즘에 대한 반항으로 나타난 포스트모더니즘. 이 포스트모더니즘은 다채로운 디자인을 열망하는 실험과 관습적 디자인에 불만을 품은 저항을 앞세워 새로운 조형언어의 탄생을 알렸다. 그리고 'Form Follows Function'에서 탈피해 ‘Form Follows Fun'이라는 기조로 디자인의 즐거움을 퍼뜨렸다. 디자인 시장에도 양식의 혼용, 다원주의를 유행시키며 디자인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문득 궁금해졌다. 다음에는 어떤 사상이 예술에 패러다임을 가져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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