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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017 베니스비엔날레 - 너도나도 “예술만세”를 외치지만…진정한 예술의 힘은?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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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베니스비엔날레] 너도나도 “예술만세”를 외치지만…진정한 예술의 힘은?
자국 이기주의ㆍ개인주의로 혼란한 세계 
예술의 역할은 ‘인간성의 회복’  
한국관, 진지하고도 창의적 접근 ‘눈길’  
“예술은 우리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필요한 장치지요” 크리스틴 마셀 제 57회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은 본격 개막을 앞두고 아트넷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Viva arte Viva(예술만세)’가 자국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극에 달한 2017년에 전시 주제가 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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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설 국가관 전시 중 가장 인기가 많았던 대만관 전시. 대만 대표작가인 테칭 쉬에(Tehching Hsieh)의 ‘원 이어 퍼포먼스(one year perfromance)’를 선보였다. 사진=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매 2년마다 전세계 예술계는 소리없는 전쟁을 치른다. 혹자는 예술계의 올림픽이라고도 표현하지만, 모든 종목에서 금ㆍ은ㆍ동이 나오는 올림픽보다 어찌보면 더 치열하다. 예술에 무슨 순위가 있을까마는 주요전시에 선정 되느냐,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가인지(혹은 국가인지)에 전세계 미술관계자는 물론 일반인의 눈까지 쏠리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시험성적보다 더 냉정한 평가대에 오른 셈이다. 이같은 경쟁은 총감독이 직접 기획하는 본전시보다 국가별 전시에서 더 두드러진다. 2017년 베니스비엔날레엔 한국을 비롯한 87개 국가관이 참가했다. 국가관 전시는 한국이 참여하는 자르디니 내 30개 상설 국가관과 대만, 중국 등이 포함된 비상설 국가관 전시로 구성된다.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예술 만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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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베드포드가 큐레이팅하고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미국관. 한명의 시인이자 예술가로서 브래드포드의 시각을 담았다. 사진=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국제적으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은 수잔느 페퍼(Susanne Pfeffer)가 큐레이팅하고 안네 임호프(Anne Imhof)가 참여작가로 ‘파우스트’를 선보였다.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와 동명의 작품인 파우스트는 5시간 길이의 프로덕션이자 퍼포먼스, 설치로 구성된 7개월짜리 시나리오다. 유리벽과 유리천장으로 둘러쌓인 방에서 임호프가 아이폰으로 보내는 메시지에 따라 배우들이 움직이는 이 퍼포먼스는 강렬하기 그지없다. 투명한 유리 덕택에 모든 움직임이 한눈에 보이는 이 광경은 소셜미디어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그것과 맞닿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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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바닥에 구멍을 뚫어 전시 감상의 새로운 뷰포인트를 제공한 일본전시. 사진=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마크 브래드포드(Mark Bradford)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운 미국관도 중요 전시로 꼽힌다. 크리스토퍼 베드포드가 큐레이팅한 이 전시는 한명의 시인이자 예술가로서 브래드포드의 시각을 담았다. 브래드포드는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전시는 개인으로 또 예술가로서 삶의 정점을 찍은 전시다. 내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사회에서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국관 전시는 이보다 직접적으로 한국사회 문제를 끌어들였다. 마틴 혼직(Martin Honzik)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의 총괄 큐레이터는 “세상이 어지러운데 다른 국가관들은 이에 눈을 감았다. 그러나 한국관은 그 혼란을 잘 크리틱하고 있다”고 평했다. ‘균형추(카운터밸런스)’라는 제목 아래 짧은 시간안에 근대화와 자본주의에 편입된 한국을 살펴본다. 이완은 타자에 의한 근대화를 겪은 아시아를 한 끼의 아침식사로 차려내는 한편, 노동의 댓가를 시간으로 치환한 작품을 선보였다. 미스터K(김기문)의 개인사는 한국 근대사와 짝을 이루며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끼인 개인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코디최는 이민자로 동양과 서양의 경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한편, 자본주의의 투전판으로 변해버린 베니스비엔날레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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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을 뚫어버릴 듯 솟아오른 시원한 분수로 인스타그램 단골 작품으로 등극한 캐나다 전시. 
사진=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그러나 이처럼 무거운 주제 전시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크리스타 스타인레(Christa Steinle)가 큐레이팅한 오스트리아관은 어윈부름(Erwin Wurm)의 거꾸로 선 트럭으로 인기를 끌었다. 캐나다관도 지붕을 뚫어버릴 듯 솟아오르는 시원한 분수(게오페리 파머(Geoffrey Farmer)의 A way out of the mirror)로 인스타그램의 단골 작품으로 등극했다. 일본관은 전시장 바닥에 구멍을 뚫어 관람의 새로운 시선을 제공해 관람객들이 이를위해 100미터 가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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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순수성을 찬양하지만 동시에 차기 미술시장 스타를 선출하는 장으로 변질된 
베니스비엔날레의 이중성을 꼬집은 코디최 작품 ‘베네치안 랩소디’. [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위원회]
비상설 국가관 중에는 대만관 전시가 눈길을 끌었다. 대만의 대표작가인 테칭 쉬에(Tehching Hsieh)의 ‘원 이어 퍼포먼스(one year perfromance)’를 선보였는데, 총 두 개 작품이 나왔다. 하나는 매 시간 자신의 얼굴을 찍은 프로젝트, 다른 하나는 1년간 뉴욕에서 홈리스로 살았던 경험을 담은 프로젝트다. 작가는 1년동안 셀피를 찍으며 마치 노동자가 근무일지를 쓰듯 체크한 기록을 남겼고, 홈리스로 살아가며 하루동안 이동한 자신의 경로를 지도에 표시했다. 맨 몸으로 자본주의와 도시를 겪어낸 그의 작품은 일견 숭고하기까지 하다.  
이한빛 기자 /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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