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트렌드
‘조그만’ 변화, 디자인의 기적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07.13
  • 402
  • 0

‘조그만’ 변화, 디자인의 기적

By 안희찬 (스토리텔러) 

‘디자인’이란 말을 들으면 조금 난감할 수 있다. 디자인하면 생각나는 단어는 어려움, 기교적, 표현성, 장식성 등 난해한 단어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자인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의상, 공업 제품, 건축 따위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 작품의 설계나 도안.’ ‘실용적인 목적’ 이란 말에 주목해보자. 그러면 디자인은 우리에게 쉽게 다가온다. 주변의 일상 제품들이 실용적 목적에 맞게 만들어진 디자인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실용성과 일상성을 지닌 조그만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1. 지퍼

 

제목 없음.jpg

< 다양한 지퍼 디자인, 사진 출처 : Pulldesignvariations>

 

포털사이트에 ‘지퍼의 발명’ 이라 검색해보면 처음 나오는 사람이 휘트콤 저드슨(Whitcomb L. Judson) 이다. 1893년에 지퍼를 발명한 저드슨. 그러나 저드슨에게 ‘지퍼의 창안자’라는 타이틀을 붙이기엔 뭔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저드슨의 지퍼는 금속 갈고리형 잠금장치였는데 이 지퍼는 대량생산이 어려웠고 실용성마저 떨어졌다. 그로부터 20년 뒤, 기드온 순드바크(Gideon Sundback) 는 ‘고리 없는 잠금장치 No,2'를 만들어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출원했다. 훗날 후크리스 패스너 컴퍼니 (Hookless Fastener Company) 는 순드바크의 잠금장치를 발전시켜 새로운 잠금장치를 생산했다. 이 잠금장치는 B.F 굿리치 (B.F Goodrich)가 사들여 본격적인 상용화의 시작을 알렸다. 뉴욕타임스가 '세계 역사를 바꿔놓은 지난 20세기의 베스트 패션'으로 지퍼를 선정했다. 매력적인 디자인은 물론이고 간편성과 신속함을 내세운 실용성 까지. 지퍼는 조그만 디자인의 대표주자 격이다.

 

2. 클립

제목 없음2.jpg
< 클립 디자인, 사진 출처 : Maxpixel>

클립 또한 지퍼와 마찬가지로 발명자를 검색하면 노르웨이의 요한 발러(Johan Vaaler) 라고 나온다. 요한 발러는 얇은 스프링 철사를 구부려서 위험성을 줄인 모양의 페이퍼 클립을 만들었다. 그 후 미국과 독일, 노르웨이어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클립이 요한 발러의 발명품이라는 ‘설’에 쐐기를 박는 사건이 일어났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웨이가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했을 때 노르웨이 사람들은 애국심과 저항심을 표현하기 위해 노르웨이 왕의 이름을 옷깃에 클립으로 고정하고 다녔다. 클립은 노르웨이의 발명품이라는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가늘고 긴 원형 클립은 누가 발명했는지 확실하지 않다. 미국의 윌리엄 미들브룩 (William Middlebrook) 이 오늘날 통용되는 클립을 개발하여 특허를 얻었기 때문이다. 또한 윌리엄은 나아가 이 클립을 대량생산 하는 기계를 만들기도 했다. 클립 역시 다수의 개발자들이 생각에 생각을 얹어 만든 위대한 조그만 디자인 중 하나다.

3. 볼펜


< 라즐로 비로의 BiC 볼펜, 사진 출처 : alibaba>

볼펜은 지퍼와 클립과 달리 창안자가 명확한 물건이다. 볼펜의 창안자는 라즐로 비로(Laslzo Biro) 다. 만년필이 대중화 될 무렵인 1차 세계대전, 헝가리에서 신문기자로 일하던 비로는 만년필에 불편함을 느꼈다. 만년필이 자주 고장 나고 끊임없이 잉크를 보충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비로는 결국 자신이 새로운 필기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비로는 화학자 형제 게오르그에게 부탁을 해 작은 금속공에도 호환될 수 있는 잉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게오르그는 끈적끈적한 잉크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비로는 2차 세계대전 중 아르헨티나에서 볼펜을 완성시켰다. 비로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필기 방법을 찾아 헤맸고 그 결과 볼펜이라는 희대의 역작을 만들 수 있었다. 볼펜 역시 지퍼와 마찬가지로 20세기 10대 히트 상품에 선정됐다.

지퍼와 클립, 볼펜 등 조그만 디자인은 불필요한 잉여요소들을 제거하며 발전한 오브제들이다. 이 물건들은 지속적인 개량, 발전 과정을 거치며 경제성의 극대화를 이룩했다. 실용성과 일상성을 골고루 갖춘 우리 시대의 ‘조그만’ 디자인. 이 디자인들은 정말 오늘날 디자인의 ‘기적’이 아닐까?

RELATED READ
댓글쓰기
0/200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