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트렌드
’90년대 유스 컬쳐’ 응답하다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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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유스 컬쳐’ 응답하다

By 오누리 (스토리텔러)

‘복고’는 ‘과거의 모양, 정치, 사상, 제도, 풍습 따위로 돌아가다’을 뜻한다. 그래서 어느 한 특정 시대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인 나이나 세대에 따라 ‘복고’의 이미지는 천차만별이라 볼 수 있다. 그럼 현재 트렌드 키워드로 꼽히는 ‘복고’가 지닌 시대의 이미지는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패스트 패션 브랜드 캠페인 홍보와 패션쇼에 등장하는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 않나 싶을 것이나 등잔 밑이 어두울 수도 있다. 2017년 H&M의 하반기 광고 캠페인에 나오미 캠벨이 광고의 오프닝에 등장하였고, 베르사체 패션쇼에서 신디 크로퍼드, 클라우디 쉬퍼, 나오미 캠벨 등 대거 클로징에 나타났다. 또한 신디 크로퍼드의 딸 카이아 조던 거버과 조니 뎁과 바네사 파라디의 딸 릴리 로즈 멜로디 뎁 등이 인스타와 패션쇼에서 청춘 패피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열거한 것들의 모든 공통점은 바로 ‘90년대’의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90년대’ 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차례다. 

‘90년대’ 주 소비층이 아니었던 90년대 생들이 경제적 활동의 주역들이 되었고 ‘그들의 어린 시절’과 관련한 친숙한 문화들이 상품가치를 띄기 시작했다. 국내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90년대’ 재현을 통해 그 때 그 시절을 공유한 전반의 세대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전달하는데 성공적이었다. 그와 동시 그 이후 세대에겐 호기심과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정서의 순환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한 증거로 러시아 출신 라스벳 디자이너 ‘고샤 루브친스키’와 베트멍 디자이너 ‘뎀바 바잘리아’의 영향력을 꼽을 수 있다. 90년대 유스 컬처를 트렌드로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그들의 청춘을 보내온 포스트 소비에트 시절 유입된 하위 문화(클럽문화, 약물, 미디어)에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추측해볼 수 있다. 젊은이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이들의 영향력은 하위문화 뿐만 아니라 주류 문화에도 확장되었다. 럭셔리 브랜드는 2018년 버버리의 ‘해체주의(deconstruction)’와 같은 협업 및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 디렉터 발탁 등을 통해  앞다투어 다양한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돌아온 90년대 패션의 특징과 아이템들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1. 로고 패션
2000년대 초반 버버리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크리스토퍼 베일리가 선택한 디자인 전략 은 바로 버버리의 시그니처들을 숨기는데 있었다. 그 전략은 적중했고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이는 90년대 패션의 주류가 무엇인지를 역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0년대 소비자들은 90년대의 브랜드 과시를 위한 로고 디자인에 수 없이 노출되어 있었단 뜻이다. 특히 스트리트 패션 중 스포츠 브랜드들의 로고 디자인 경쟁이 과열된 시기이기도 하다. 그 로고로 유명했던 스포츠 브랜드들이 복고 패션과 맞물려 젊은이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휠라, 카파, 리복 등의 스포츠 브랜드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휠라는 고급 스포츠 브랜드로 한국에 90년대 소개되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빠르게 번져나갔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면서 로고 포인트의 스니커즈와 셔츠, 백팩들은 뒤떨어진 패션 스타일로 전락해버렸다. 하지만 다시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개성 있는 ‘올드 스쿨룩’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7년 컬렉션에서 고샤 루브친스키와의 콜라보를 통해 그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 다른 로고 브랜드로 리복을 꼽을 수 있다. ‘벡터’라는 로고는 엑스 모양과 유사한 형태로 활동성을 강조한 브랜드 이미지다. 이 로고 역시 2000년대 접어들면서 사라지고 다양한 시도의 제품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키웠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젊은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으로 벡터 로고의 소생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었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의 연장선상으로 재빨리 리복은 벡터라인의 컬렉션을 발표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좋은 호응이 기성 세대의 관심도 함께 받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카파 역시 고샤 루브친스키와의 협업으로 등을 맞댄 남녀 형상의 오미니 로고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오프닝 세레모니, 컨트롤 등 새로운 스트리트 브랜드들과의 협업도 끊이지 않은 상태. 특히 222 반다나 라인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정판으로 여겨질 정도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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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샤 루브친스키X휠라(왼)과 리복 스니커즈(오);사진 출처_퍼스트룩(왼)frixshun(오)>

 

2. 한물간 잇백들과 패니 백 소환
리한나, 윌로우 스미스, 켄달 제너, 소피아 리치, 에이셉 라키. 이들은 소위 국내에서 ‘패션왕’이라 불리는 화제의 인물들이다.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알아보기만 해도 트렌드를 재빨리 읽을 수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있다. 켄달 제너를 포함한 킴 자매들은 다양한 스피디 백과 포쉐트 메티스, 베르니 미러 등과 같은 루이비통의 지난 잇백들을 들면서 소셜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이들이 최근 한물간 백들을 쿨하게 스타일링한 모습이 소셜 미디어와 파파라치에 포착되면서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잇백과 함께 파파라치 컷에 자주 등장하는 소환된 백이 있다. 바로 패니 백(penny bag)이다. 보그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범 백(bum bag)으로 불린다고 소개했다. 패니와 범은 ‘엉덩이’를 의미하는 비속에서 유래한 용어다. 용어의 유래로 보편화된 국적과 달리 백의 유래는 15세기 프랑스였다고 한다. 영어로 보편화된 계기는 1980년대 미국에서 ‘합성 소재’가 스포츠웨어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일론 소재의 패니 백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한다. 80년대 후반 영향력 있는 마케팅 전문 잡지에 올해의 가장 인기있는 아이템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국내에서 90년대 후반 ‘전대’라는 아재패션으로 인식되면서 점차 패션 아이템으로 잊혀 진지 오래다. 하지만 켄달 제너와 에이셉 라키, 윌로우 스미스를 비롯한 패션 세터들이 할머니에게 물려받았을 법한 명품 패니 백들을 다양한게 스타일링한 모습을 포착되면서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앞다투어 발렌시아가, 프라다, 루이비통은 다양한 페니 백 스타일링과 디자인을 패션쇼에 선보였다. 특히 명품 브랜드들은 과시의 권위를 내려놓고 스트리트 패션의 감성이 묻어난 믹스매치의 스타일링으로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재킷을 걸칠 때 한쪽 어깨에 차고, 가벼운 차림일 땐 밸트처럼 허리에 둘러주는 스타일링 센스.

 
<캘빈 클라인 쇼에 패니 백을 착용한 에이셉(왼), 2017루이비통X슈프림(오);사진 출처_중앙일보(왼), s.fashion-press.net(오)>

기성 세대에겐 한물간 유행이 지금은 젊은 세대들에겐 애착이 닮긴 클래식처럼 느껴지는 것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예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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