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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디자인을 후원합니다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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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디자인을 후원합니다

By 홍연진 (스토리텔러)

대학생자원봉사단 활동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게 된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프로젝트, 캠페인, 상품 등을 소개하고 불특정다수인 대중에게 자금 조달을 받는 것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텀블벅(tumblbug)’과 ‘와디즈(Wadiz)’가 대표적인 사이트이다. 크라우드 펀딩 품목을 정할 때 두 사이트를 오가면서 인사이트를 얻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쉽게 자신의 창작물이나 그동안 구상해왔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데 투자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뿐만 아니다. 프로젝트를 둘러보다보면 없던 구매욕이 생긴다!

‘텀블벅’과 ‘와디즈’에서 진행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의 절차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누군가가 자신의 창작에 대한 프로젝트를 올리며 후원을 요청한다. 후원자는 후원의 대가로 프로젝트 완료 시 소정의 기념품(리워드)를 전달받는다. 이는 후원금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된다. 프로젝트는 일정 기간을 설정하여 그 기간 안에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만 후원된 금액이 창작자에게 전해진다. 설정한 기간 내에 목표 기금의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창작자에게 전해지지 않으며, 후원자에게 그대로 반환된다. 목표 금액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해서 창작자나 후원자가 피해를 입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이다.

‘텀블벅(tumblbug)’은 2010년 대학생 두 명이 창작 활동을 위해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누구나 쉽고, 빠르고, 똑똑하게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또 창조적인 시도를 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만들고자 했다. 즉 독립적인 문화 콘텐츠 제작을 장려하는 것이다. 텀블벅은 창작자와 후원자가 모두 존중받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펀딩에 성공할 시 5%의 수수료만 받고 있고, 각 분야 전문가인 에디터가 펀딩 시작 전 프로젝트를 검토한다. 또 첫 프로젝트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젝트 작성 도구를 이용하여 미리 발생할 수수료와 정산 일정을 계산해 볼 수 있게 했다.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잘 형성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초반에 창작자의 팬이나 네트워크에서 밀어주면 대중에게도 홍보가 잘 되어 보다 빨리 목표 금액에 도달할 수 있다. 실제로 모금액의 40% 정도는 팬이나 주변 네트워크에서, 그 외 60% 정도는 새로운 후원자들에게서 모인다고 한다. 텀블벅의 경우 40만 명이 모인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셜 네트워크도 잘 구축되어 있어 후원자를 모으기 비교적 쉽다. 또 추천하는 프로젝트에 한해서 SNS 홍보나 뉴스레터,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홍보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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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텀블벅>

현재 텀블벅에서 진행되고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 중 후원자 수가 높은 프로젝트를 위주로 살펴보았다. PROZECTBE 창작자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종료까지 8일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목표 금액을 훌쩍 넘어 3353%의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다. ‘수동 악보 오르골’이라는 다소 생소한 아이템을 내세웠다. 오르골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나칠 법도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DIY 오르골은 좀 특별하다. 악보에 원하는 곡을 자유롭게 찍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아름답다.

케이스는 밝은 계열의 소나무 원목을 소재로 사용하여 오르골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케이스 위에는 “What is gone will then be pleasant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이라는 시의 한 구절을 새겼다. 자칫하면 밋밋할 수 있는 디자인에 작은 변화를 주어 추억을 되새기게끔 했다. 악보는 오르골에 넣었을 때에 잘 돌아가는 부드러운 재질과 따뜻한 색감을 지닌 고급 종이를 사용했다. 패키징에도 신경을 썼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빨간색, 초록색, 하얀색, 총 세 가지 색상의 포장 방식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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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텀블벅>

가장 인상적이었던 프로젝트는 바로 김가든 창작자가 진행하고 있는 <달력자 Calendar Ruler>였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내년에 사용할 달력과 다이어리 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올해는 정말 열심히 써야지!’라고 다짐하며 1월, 2월 정도는 빽빽하게 채우지만, 3월부터는 빈 공간이 많아진다. 일하느라 노느라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보면 어느덧 다이어리는 뒷전이다. 그렇다고 해서 달력에 메모를 하기도 좀 그런 것이, 일러스트나 사진으로 꾸며져 있는 달력은 그 자체로 놔둘 때 가장 예쁘기 때문이다.

그래서 탄생한 달력자는 달력을 그리기 위한 모양자로 노트에 그리면 다이어리가 되고, 낱장의 종이에 그려 벽에 붙이면 달력이 된다. 가로형, 세로형 선택이 가능하며, 어느 방향으로든 사용할 수 있어 선호하는 노트 사이즈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좀 더 큰 달력을 만들고 싶을 때는 모듈 여러 개를 합쳐 한 칸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가로선, 세로선, 사선을 이용하여 어떻게 선을 긋는지에 따라 다양한 모양의 달력을 만들 수 있다. 장식용 도형도 있어 기념일을 표시하거나 달력 주위를 꾸미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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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텀블벅>

이 외에도 다양한 디자인의 뱃지, 성소수자나 페미니즘을 위한 뜻 깊은 굿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텀블벅에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제품 및 서비스 외에도 언론과 SNS에서 떠오르는 이슈들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도 있다. (물론 후원자들에게 리워드를 제공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디자인을 후원하는 것은 창작자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캠페인에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일이기도 하다. 후원자들의 펀딩 덕분에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크라우드 펀딩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지지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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