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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으로 그린 그림, 英사치갤러리가 찜하다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7.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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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으로 그린 그림, 英사치갤러리가 찜하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안료의 마티에르(질감)가 잘 살아있는 그림 위에 자개가 촘촘히 박힌 쥬얼리가 자리잡았다. 회화위의 조각적 시도는 홀로 부유하거나 사라지지 않고, 자연스런 존재감을 드러낸다. 놀라운 건 바탕의 그림이 물감이 아닌 ‘옻’으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조형적 회화, 회화적 조형’을 만드는 작업을 계속 이어 나갈 겁니다”는 작가의 설명이다.

전통 공예 기법을 회화로 풀어내는 작가 채림(55)의 개인전 ‘Nature Meets Nature, Art Meets Art - 숲의 사색’이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학고재갤러리 본관에서 열린다. 붗과 물감 대시 옻칠과 자개, 순은을 사용해 독특한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목기의 보존성을 더하기 위해 코팅용으로 사용되는 옻의 새로운 발견이다. ‘옻칠’하면 떠올리는 매끈한 바탕부터 유화물감 버금가는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형태까지, 색감도 다양하게 그려냈다. 천년 전부터 사용했던 옻의 현대화인 셈이다.

 

춤추는 버드나무 Dancing willows, 2017, 목판에 자개, 22K 금도금 실버, 천연 옻칠, 122x162cm.jpg

 

이같은 시도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2014년 파리 그랑팔레의 ‘살롱 데 앙데팡당’전을 시작으로, 올해는 런던 사치갤러리의 ‘스타트 아트페어’에도 출품해 해외 컬렉터들의 눈에 들었다. 단체전 외에도 뉴저지 프린스턴 갤러리, 파리 BDMC갤러리, 뉴욕 에이블 파인아트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림 자체의 회화적 완성도도 높지만 자개나 옻 등 한국적 재료를 활용했다는 점에서 더 주목 받고 있다. 학고재 갤러리 측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점도 긍정적이지만, 공예기법을 활용해 얼마든지 훌륭한 미술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평가했다.


보석 디자이너(2000년)로 출발한 작가는 지난 2014년 데뷔했다. “쥬얼리전에 출품작으로 화려하게 전시됐다가, 전시가 끝나면 혹시나 누가 훔쳐갈까 금고속에 갇혀, 자신의 존재를 지워야하는 보석을 보면서 좀 다른 방법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 전향한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가교역을 자처한다. 전시는 내년 1월 28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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