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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즐기는 홍콩의 갤러리 순례…‘아트페어’보다 더 핫 하네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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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며 즐기는 홍콩의 갤러리 순례…‘아트페어’보다 더 핫 하네

[홍콩=이한빛 기자] 2018 아트바젤 홍콩은 8만명의 관객이 몰리며 지난 31일 성료했다. 이 기간 아트바젤을 비롯 미술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서 온 참가자도 3000여명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홍콩은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자리를 공고히 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특히 올해 홍콩이 더 핫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홍콩 센트럴 지구에 신규로 오픈한 갤러리 빌딩. 에이치퀸즈(H Queens’)빌딩엔 하우저 앤 워스, 페이스, 데이비드 즈위너 등 세계적 갤러리들이 문을 열면서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가 이른바 ‘갤러리 스트리트’로 불리는 이곳의 중요한 세 빌딩을 소개한다. 모두 도보로 5분 내외, 날씨가 따라준다면 택시보다 걷는 것이 빠르다. 중국농업은행 빌딩을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은 엘리베이터로 높은 층에 올라가서 계단으로 걸어내려오며 전시장을 들러보길 권한다. 한국처럼 엘리베이터에만 의존했다간 느린 운행에 후회막급이다. 운동화처럼 편한 신발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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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 트인 뷰가 더 좋은 ‘중국농업은행’=중국농업은행 1층과 17층엔 각각 화이트큐브와 페로탕갤러리가 자리잡았다. 화이트큐브에선 영국 조각가인 안토니 곰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화이트큐브 홍콩에서 열리는 두 번째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엔 ‘루팅 더 시놉시스(Rooting the Synapse)’를 주제로 최근 2년간 작업한 조각과 드로잉이 나왔다. 인간의 몸과 식물의 유사성을 역설한 괴테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괴테는 뇌의 반구를 씨앗으로, 중추신경계를 뿌리ㆍ줄기 등 식물에 비교한 바 있고, 작가는 인간의 신체를 뻗어나가는 나무 뿌리처럼 제작했다.

페로탕갤러리에선 미국 팝 아티스트인 브라이언 도넬리(44ㆍKAWS)의 개인전이 진행중이다. 회화, 조각, 아트토이, 그래픽 디자인과 스트리트 아트를 넘나드는 작가의 최신작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선 지난 2016년 페로탕갤러리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고풍적인 ‘페더빌딩’=최신 빌딩이 넘쳐나는 센트럴에서 페더빌딩은 단연 돋보인다. 고풍스런 외부에 멀리서도 눈에 띈다. 외부만큼이나 내부도 고전적이다. 7층으로 올라가서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며 감상하길 추천한다. 7층엔 가고시안갤러리가 자리잡았다. 제니퍼 귀디(46)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LA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유화물감과 모래를 섞어 다양한 색감과 텍스쳐를 자랑하는 작품을 내놓았다. 빅토리안스타일의 창문과 모던한 색감을 자랑하는 작품의 매치가 독특하다. 
 
6층 펄 램 갤러리에선 황용칭(55)의 전시가 이어진다. 동양의 서예 서양의 캘리그라피를 오랫동안 마스터한 작가는 필체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풍경화를 선보인다. 따뜻한 색감이 살아있는 작품은 분명 컬러풀한데도,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5층에선 루이비통의 오브젝트 노마드 콜렉션 런칭 전시를 진행중이다. 가방을 비롯해 의자, 식기, 조명, 테이블 등 가구까지 확장한 루이비통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카메라로 잡는 곳곳이 포토스팟이다. 인플루언서들의 성지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베이트 전시지만 초청장이 없더라도 명함을 내면 입장가능하다. 
4층 리만 머핀 갤러리에선 브라질 듀오 아티스트 그룹인 오스게메오스(OSGEMEOS’ㆍ쌍둥이)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래피티아티스트인 이들은 스피커를 활용한 설치작업과 회화작품을 내놓았다. 흥겨운 음악과 더불어 화려한 색감, 위트넘치면서도 따뜻한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로운 강자 ‘에이치 퀸즈’=“홍콩사람들 조차도 이런 건물이 생기길 기다렸다”는 에이치 퀸즈 빌딩엔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이 입주했다. 그 중 11층엔 한국의 대표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SA+’라는 이름으로 상설전시장을 마련해 눈길을 끈다.
15층과 16층 두 개 층을 활용하는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는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대표작가인 마크 브래드포드의 신작이 나왔다. 현대 도시인들이 쉽게 쓰고 버리는 물건들을 활용한 회화는 도시의 지도를 닮았다. 큰 길이나 수로 등 도시의 인프라가 어떻게 빈부격차를 나누고 커뮤니티를 나누는지에 집중한다. 작가의 대표적 공공프로젝트인 ‘내일은 또 다른 날(Tomorrow is Another Day)’와 ‘피켓의 돌격(Pickett’s Charge)’와 연관돼 있다.
 
12층에 자리한 페이스갤러리는 일본의 대표적 팝아트 작가인 요시토모 나라의 도자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나라의 독특한 캐릭터인 화난 아이를 입체로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아시아 진출 10주년 기념전이기도 하다. 
10층의 탕 컨템포러리는 아이웨이웨이의 작품을 내놨다. 2017년 프라하국립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시리즈다. ‘레퓨테이션(Refutation)’을 주제로 전쟁과 난민의 이야기를 대규모 설치작품과 벽지로 풀어냈다. 설치작품의 사이즈가 너무 커 전시장에 ‘끼워 넣은 듯’한 인상을 주는건 아쉽다.
9층의 펄램 갤러리는 이탈리아 작가인 아칸젤로 사쏘리노의 첫 아시아 전시를, 7층과 8층을 사용하는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미국작가인 데일 치훌리의 유리공예작품을 선보인다.
 
5층과 6층에 위치한 데이비드 즈위너 갤러리는 볼프강 틸만의 홍콩 첫 전시를 진행중이다. 젊은 청춘의 삶을 가감없이 담아온 그의 사진은 독특한 감성때문에 콜렉터는 물론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작가다. 우정과 애정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과 세계의 정치적 사회적 혹은 자연풍경을 담은 사진이 나란히 배치돼 묘한 공명을 일으킨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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