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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더윅, 우리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그의 창작물엔 자연의 숨결이
  • 디자인포럼 에디터
  • 2018.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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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헤더윅, 우리 시대 레오나르도 다빈치…그의 창작물엔 자연의 숨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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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와 제품 디자인부터 건물, 도시 설계까지 24년 동안 폭넓은 분야에서 수많은 작품을 선보이며 혁신적인 프로젝트로 주목받은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49). 영국 디자인계의 거장인 테런스 콘란 경이 ‘우리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극찬한 그는 건축 디자이너라기보다 발명가, 혹은 만능인에 가깝다. 25만 개의 씨앗을 품은 거대한 민들레 형상의 ‘씨앗 성당’, 콩벌레처럼 수시로 몸을 말았다 펴는 ‘롤링 브릿지’, 50년 만에 유쾌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런던 빨간 버스’ 등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창조물들은 스스로 존재 가치를 증명한다. 헤더윅은 오는 9월14일 헤럴드디자인포럼의 연사로 참여해 국내 첫 강연 무대에 오른다.

1970년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잡동사니로 가득한 어머니의 구슬 가게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낡은 캐비닛, 유리 공예품 등을 만지작거리며 부르튼 손의 공예 장인들과 함께 성장했다. 귀걸이, 도자기 등 늘 작은 물건들을 만들던 헤더윅은 도시의 웅장한 건물을 볼 때면 차갑고 영혼이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서늘한 인상은 이후 그가 20년 후 처음 건물을 지을 때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인공적인 건축물을 ‘조립’하는 것이 아닌, 자연의 숨을 간직한 거대한 창작물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사물과 공간에 대한 여물지 않은 호기심은 그를 디자이너의 길로 인도했다. 헤더윅은 맨체스터 폴리테크닉에서 3D 디자인을 공부한 후, 영국 왕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가구 디자인 석사를 마쳤다. 사물의 물성과 다채로운 소재를 실험하던 그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자연스레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 곳으로 모았다. 

1994년 ‘헤더윅 스튜디오’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현재는 디자인, 제작, 건축 등 다방면의 전문가 200여명으로 구성된 스튜디오는 초기에 소규모 위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2001년 처음으로 대규모 건축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이들이 일을 추진하는 방식은 집단 토론과 공감으로 이뤄진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둘러 앉아 철저한 질문과 분석, 그리고 재분석의 반복을 통해 ‘아티스트 혼자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독창적 방식으로 창조물을 만들어낸다. 스튜디오는 이러한 방식으로 24년 동안 다양한 분야, 국가에서 수많은 프로젝틀을 진행하며 여러 제약 조건들을 헤쳐나갔다. 

대표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는 2010년 상하이 엑스포 영국관의 ‘씨앗 대성당’이다. 헤더윅이 영국관의 주제로 내세운 것은 ‘식물’이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식물을 종합적으로 연구한 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식물 종자를 보유한 나라다. 그는 영화 ‘쥬라기 공원’ 속 송진에 묻어 그대로 호박으로 응고된 모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6만개의 플라스틱 투명 막대 끝부분에 25만 개의 씨앗을 집어 넣었다. 

성게 혹은 민들레처럼 생긴 모형은 바람이 불면 갈대처럼 흔들거렸고, 투명한 촉수들은 빛을 흡수해 씨앗을 선명하게 비추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발광했다. 이 묘한 디자인을 보기 위해 6개월 간 무려 800만 명 이상이 다녀갔다. 이 외에도 헤더윅은 ‘봄베이 사파이어 증류소’,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교 러닝 허브’, ‘구글 런던 신사옥 설계’ 등으로 전 세계인들을 매료시켰다. 

헤더윅의 건축철학은 영감어린 재미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간의 다양한 경험에 주목한다.

헤더윅은 2004년 영국 왕립산업디자이너에 임명됐으며, 프린스 필립 디자이너상(2006), 런던 디자인메달(2010), 영국 왕립건축가협회 루베트킨상(2010)을 수상하고,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2013)을 수여했다. 

박로명 기자/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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