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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꽃피운 인종차별 상처…흑인미술 르네상스 엿보다
201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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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리만머핀 서울, 내달 13일까지

흑인작가 맥아서 비니언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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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 서울은 미국 작가 맥아서 비니언의 첫 아시아 전 ‘‘핸드: 워크: Ⅱ’를 7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장에서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 [연합]

 

“지금 미국 미술계의 주요 흐름은 95%가 아프리칸-어메리칸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갤러리스트의 말이다. 

 

흑인 미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술시장은 물론 메가급 미술관과 비엔날레 등 미술계 주요 행사와 권위있는 기관에서도 흑인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성 차원에서 한 두 명을 끼워 전시하던 것에서 흑인미술을 주인공으로 다루는 것으로 분위기가 변한게 불과 몇 년 새의 일이다. 

 

그러다보니 “yBa출신 작가의 이름보다 찰스 화이트, 케리 제임스 마샬, 마크 브래드 포드 등 흑인 작가들의 이름을 기억해야한다”는 현실적 조언이 나온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엔 처음으로 가나관이 생기는가 하면, 본전시 황금사자상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흑인 작가인 아서 자파가 수상했다. 심사위원 특별언급상도 나이지리아 출신 작가인 오토봉 엥캉가에게 돌아갔다. 

 

아직 국내엔 생소한 흑인미술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는 리만머핀 서울은 73세 미국 작가인 맥아서 비니언(McArthur Binion)의 개인전 ‘핸드: 워크: Ⅱ’를 7월 13일까지 개최한다. 개관전이었던 나리 워드(Nari Wardㆍ자메이카 세인트 앤드류)전과 니콜라스 슬라보(Nicholas Hloboㆍ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개인전에 이은 세 번째 흑인작가 전시다. 

 

이번 전시에선 맥아서 비니언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주로 다뤄진다. 작가는 지인들의 연락처와 간단한 메모가 담긴 주소록을 주 재료로, 패치워크처럼 엮었다. 그 위에 오일스틱으로 자유로운 드로잉을 겹쳐그렸다. 

 

작가는 “내 삶의 지리학이면서,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한 것들”이라며 “1972년부터 20여년간 꼼꼼히 기록한 주소록을 작업에 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을 때 무엇인가 복받치는 감정을 느꼈다. 내 삶을 이루는 것들을 일종의 직물처럼 엮기 위해 이러한 격자무늬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1946년 미국 미시시피 메이컨에서 태어난 비니언은 뉴욕 이주 후 장 미셸 바스키아, 솔 르윗 등 훗날 세계적인 거장이 되는 작가들과 어울리며 그림을 그렸지만, 유독 제대로 조명 받지 못했다. 1980∼1990년대를 지나면서 비니언의 액션 페인팅은 점차 절제되고 기하학적인 추상으로 바뀌었다. ‘주소록 회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5년 경이다.

 

흑인 미술에 대한 관심은 유럽 백인 중심의 미술사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그 자체로의 매력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종차별, 식민주의의 상처가 예술적으로 승화돼 작업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리만머핀 서울 측은 “우리 전속작가의 경우는 정치ㆍ문화적 특수 배경아래 자기만의 예술적 내러티브를 주제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 /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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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머핀#맥아서비니언#흑인미술#핸드워크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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