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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헤럴드디자인포럼2020] 건축도 패션도…‘공존의 눈’ 밝히다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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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환경·지속가능성 ‘뉴노멀’ 제시

김찬중 “건축물 주변과 조화 중시”

정구호 “페이크퍼도 화학적 쓰레기”

이성호 “실감미디어 인간감각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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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번째를 맞은 헤럴드디자인포럼이 22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 스퀘어에서 열린 가운데 세계에서 울릉도 코스모스 리조트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축가 김찬중이 강연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지난 10년간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에 대한 물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헤럴드디자인포럼2020이 22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크로마에서 ‘새로운 10년(Another 10 Years)’을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 사상 첫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건축·산업·패션·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영역의 디자인 구루들이 뉴노멀(New Normal) 시대란 무엇인지, 그리고 디자인은 어떻게 시대와 발맞춰 나가야 하는지 고민과 해석, 비전을 공유했다. 코로나 19 대유행 속에서 이들은 환경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공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변과 ‘공생’하는 건축 디자인이 살아남는다=작게 나누고, 넓게 흩뿌리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라. 김찬중 건축가(더시스템랩 대표)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의 조건이다.

 

“생태계의 모든 조직은 가능한 최대표면적을 넓히고 내부 노폐물을 내보내고 외부의 이로운 점을 흡수하려고 하죠. 건축도 마찬가지입니다. 섬처럼 존재하는 커다란 매스(덩어리)보다는 주변과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세그맨티드’(구분)된 건축물이 앞으로 살아남기에 더 효율적일 겁니다.”

 

실제로 그의 프로젝트들은 이 신조를 충실히 담아냈다. 설계를 맡은 서울시립미술관은 크고 웅장한 미술관 대신 여러 세그먼트로 나눠 소규모 대학교 캠퍼스처럼 조성했다.

 

“현장 실사를 해보니 미술관 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이 지하철 역이고, 좌측엔 5000가구 주거단지가 있었어요. 아침마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공원을 가로질러 지하철을 타더 가더라고요. 사람들이 출퇴근길에 ‘미술관에 가볼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게 주전략이었습니다.”

 

더시스템랩이 자리한 성수동의 우란문화재단 건물도 크고 높게 지을 수도 있었지만 주변 꼬마빌딩들과 어깨를 맞추는 방식을 택했다. 성수동은 작은 공방과 가게가 오밀조밀 모여있지만 한 쪽엔 이 작은 건물들을 매집해서 높게 올린 통유리형의 지식산업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거대한 벽처럼 경관을 막는 대신, 주변 건물과 유사한 스케일링으로 층 쌓듯이 지었다”며 “원래 있던 도시의 맥락과 유사하게 결을 맞추려고 했다”고 밝혔다.

 

틀에 갇힌 건축형태를 벗어나 전복을 꾀하기도 한다. 김 대표가 설계한 서울 마곡 식물원은 가운데가 오목한 접시모양이다. 대부분의 식물원들은 가운데가 불룩하게 솟은 돔모양이다. 중심이 되는 커다란 식물을 가운데에, 작은 식물들이 변두리에 식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딱 반대로 했다. “식물원 바깥에 있는 나무들과도 시각적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또 접시 모양이라 비와 눈을 가운데로 모아서 조경용수로 재활용도 가능하죠.”

 

작게 나누는 그의 건축 방식은 ‘위드 코로나’시대에 더욱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회사가 인원을 두 배 더 채용한다고 오피스 규모도 똑같이 두 배 넓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오피스 공실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우려가 늘고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지금처럼 업무지구·주거지구로 구역을 큰 덩어리로만 보는 데서 탈피해야 하고, 작은 요소들의 조합으로 건물을 지어야 재구성이 유연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구호, “코로나19가 불러온 현재, 과거의 우리가 예견한 미래일 뿐”=정구호 디자이너는 ‘진화’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코로나19로 맞이하게 된 새로운 변화들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활성화를 가속화 시킨 것은 코로나19지만, 전염병 확산이 아니더라도 언택트 문화는 점차 확산됐을 것”이라며 “진화는 계속해서 진행돼 왔고, 코로나19는 이를 가속화 시키는 작은 요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1985년도 영화 ‘백투더퓨처’가 2016년을 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하는 미래로 그린 것처럼, “우리는 이미 환경 오염에 대한 오래된 질문과, 그 해결을 위한 오래된 논의를 갖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디자이너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패션계에 불어오는 에코 바람을 예로 들며, “동물로부터 재료를 얻지 않고자 하는 업계의 흐름이 페이크퍼를 생산하게 했지만, 그 자체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화학적 쓰레기라는 점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쓰레기를 생산하지 않는 '본질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자신의 위치를 인간과 지구의 생명들에게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으로 설정할 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업과 예술 사이’ 디지털미디어아트…‘직관’에 방점=이성호 디스트릭트(d'strict) 미디어아트 대표는 디지털미디어아트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직관을 강조했다. 실감미디어를 통해 직관적인 경험을 대중들에게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그런 이유다. 그는 현대미술이 시각적 표현에 작가의 아이디어와 철학을 담으면서 점점 더 어려워졌다는 문제의식도 내비쳤다. “갤러리를 가서 (작품을)봐도 무엇을 설명하는지 알 수 없는 게 많습니다. 심지어는 설명 읽어봐도 어렵죠. 이렇게 대중과 동떨어져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란 저작도구는 직관적 시각적 표현을 가능케했다. 이 대표와 디스트릭트의 작품인 ‘Starry Beach(별이 빛나는 해변)’가 대표적이다. 몰디브 박테리아로 빛을 만들어내고, 양쪽 벽면의 거울로 끝없는 파도를 구현해 낸 작품이다. 그는 “작가의 철학 또는 내러티브는 부족할 수 있지만 매우 직관적이고 무엇을 표현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공감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10년 간 디지털미디어 디자인의 트렌드도 이처럼 실감미디어를 통해 가상의 경험을 고도화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 안에는 실감미디어가 인간의 시각, 청각을 완벽히 대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유진·이민경·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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