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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허스트를 만나는 법
201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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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데미안 허스트의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와 ‘파머시2’

 
임용훈(객원 에디터/브루넬대학원 인클루시브디자인 박사과정)
 
런던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진 한장쯤 찍기 위해 가 보았을 장소가 있는데 빅벤, 웨스트민스터사원, 런던아이 등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웨스트민스터 브릿지가 바로 그 곳이다.  이 곳을 방문한 후 시내 중심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일반적인 여행자들의 코스라면, 당신이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할 이유가 여기에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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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객원에디터 임용훈 직접 촬영 >
 
다리에서 남쪽을 향해 도보로 약 15분 정도 강변을 산책하듯 걷다보면 다다를 수 있는 곳,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 (Newport Street Gallery)가 바로 첫번째 이유이다.  마치 오래된 공장을 연상시키는 삼각형 형태의 지붕이 이어져있는 이 갤러리는 영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 (Damian Hirst)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대중과 공유하고픈 오랜 포부를 담아 지난해 10월 처음 문을 열었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고, 앞으로도 선보일 작품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허스트 본인이 수집한 개인 소장품들로 그 수가 약3,000점을 넘는다고 하니 예술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겐 꿈만 같은 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구나 입장료가 무료라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있을까?
 
필자가 들렀을 때 (3월말) 한창 진행중인 전시는 오프닝 작가로 화제가 되었던 존 호이랜드 (John Hoyland)의 작품들로, 1964년부터1982년까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의 작품들은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색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대체로 빨강, 파랑, 초록 등 강렬한 원색을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캔버스 안에서의 면적 대비, 구도, 적절한 채도 등으로 미묘하게 완급을 조절해 작품 하나하나 그만의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감상하는 내내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 가 떠오른건 아마 이런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작품들의 미묘한 분위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다양한 색과 형태의 조합을 환상적으로 보여주는 호이랜드의 작품은 갤러리의 높은 천장과 흰 벽, 천창 (sky light)이 제공하는 자연광으로 이뤄진 내부 공간속에서 더욱 돋보여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야말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관람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다.  전시는 2층을 제외한 1, 3층에서 이뤄지는데 층간을 이어주는 나선형 계단과 타일벽, 조명들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감상 포인트이다.  전시 책임자인 휴 알랜 (Hugh Allan) 에 따르면 한 작가당 6개월의 전시기간이 제공될 예정이라는데, 대중들로 하여금 작가의 작품을 접하고 느낄 수 있는 공유의 기회를 보다 오래 제공하려는 배려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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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newportstreetgallery.com >

혹여 당신이 난해하고 복잡해 보이기만한 예술보다는 논리를 추구하는 리얼리스트라도 상관없다.  당신이 이 갤러리를 꼭 방문해야 할 두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 파머시2 (Pharmacy 2)가 답이다.  이름처럼 허스트의 ‘약국’시리즈를 테마로 한 레스토랑으로 허스트가 1998년에 처음 노팅힐에 문을 열었다 2003년 문을 닫은 파머시 (Pharmacy) 를 모태로 13년만에 다시 선보인 것이다.


낮시간에는 갤러리 카페로 커피, 차, 칵테일과 간단한 음식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영국에서 각광받는 요리사 중 한명인 마크 힉스 (Mark Hix)의 지휘아래 정통 영국식과 유럽식 메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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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객원에디터 임용훈 직접 촬영 >

이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레스토랑을 우연히 찾은 방문객들마저도 대번에 눈치를 챌 만큼, 내부는 허스트의 숨결을 가득 담고 있는데, Medicine Cabinets (2013년 작) 을 비롯하여 바, 가구, 창문, 심지어 메뉴판마저 그의 작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종 약들과 화려한 색감의 캡슐들, 그리고 의료기구들로 장식된 바를 보고 있자면 마치 잘 꾸며진 약국에 앉아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향긋한 커피향과 음식 내음이 이런 착각은 부질없음을 일깨워주지만...

신기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연신 탄성을 자아내는 한 커플을 향해 양 팔에 타투가 가득한, 수염을 정성스럽게 꼬아 멋을 낸 바텐더는 “심지어 실제로 해열제 등 약을 살 수도 있는지 묻는 손님들이 여럿 있을 정도”라며 귀뜸해주고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사라진다.

지금 런던은 Day Light Saving (썸머타임) 을 적용하여 점점 낮이 길어지고 있는, 그야말로 여행자들에겐 천국과도 같은 Summer season에 접어들었다.  당신이 만약 올여름 런던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개인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는 뉴포트 스트리트 갤러리와 그의 영감이 그대로 묻어 있는, 말 그대로 ‘힙 (hip)’ 한 파머시2 를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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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소          Newport Street, London, SE11 6AJ
운영시간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Pharmacy 2 : 12pm ~ midnight(화~금)/ 10:30am ~ midnight(토)/ 10:30am ~6pm(일))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newportstreetgallery.comwww.pharmacyrestaur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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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훈은 제품/산업디자인과 디자인 전략과정으로 잘 알려진 영국 런던의 브루넬대학교에서 인클루시브디자인리서치그룹(Inclusive Design Research Group)의 일원으로 디자인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인클루시브디자인이란 흔히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또는 ‘디자인포올(Design for all)’로도 잘 알려진 디자인 어플리케이션으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적용이나 특화된 디자인 없이도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사용(접근)하기 용이하도록 디자인 하는 것을 말한다임용훈은 이러한 인클루시브디자인에서 고려되어야 할 비육체적 요소들 즉, 심리 또는 사회적 요소들을 밝히고 제안하는 것에 관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동 대학 석사 과정의 강사 및 영국 최대 비영리 성인교육단체인 WEA(Workers Educational Association)의 디자인과목 강사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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