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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일만에 다시 문연 미술관…사전예약은 필수입니다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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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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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기, 론도, 1938, 캔버스에 유채, 61x71.5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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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작 ‘생명의 다리 - 9개의 기둥’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코로나19로 잠정 휴관에 들어갔던 국공립미술관들이 본격 재개관에 돌입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난 2월 23일부터 잠정 휴관에 들어갔으나, 지난 6일 ‘생활방역’전환 지침에 따라 다시 문을 연 것. 72일만에 관람객을 맞이하는 미술관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소장품으로 전시장을 채웠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근현대사의 주요 작품을 선별한 소장전을, 서울의 대표적 국공립미술관인 서울시립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에 중점을 둔 소장품으로 라인업을 짰다. 모든 전시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마스크를 써야 입장이 가능하다.

 

 

 

▶국립현대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대표작들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전을 서울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서울관에서 처음 열리는 소장품 상설전으로 총 54점이 나온다. ‘개항에서 해방까지’, ‘정체성의 모색’, ‘세계와 함께’, ‘다원화와 글로벌리즘’ 등 총 4부로 구성된 전시는 1950년대 이전 작품부터 앵포르멜, 단색화, 실험미술, 민중미술 그리고 국제적으로 활동중인 작가의 작품까지 포함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작품 3점이 출품된다. 고희동의 ‘자화상’(1915), 오지호의 ‘남향집’(1939), 김환기의 ‘론도’(1938)등이다. 고희동의 ‘자화상’은 국내 전하는 서양화 작품 중 가장 이른시기의 작품으로 꼽히며,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쉬는 모습을 담았다. 가슴을 풀어헤친 자세, 일상적 모습의 사실적 묘사 등은 당시엔 무척 파격적인 것이었다.

 

국민작가 이중섭과 박수근의 작품도 나왔다. 두 마리 닭이 싸우는 모습을 포착한 이중섭의 ‘투계’(1953)는 이중섭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유화용 나이프로 긁어내는 방식으로 거칠게 표현해 당장이라도 물어뜯을 듯한 공격적 자세를 취한 닭의 역동적 모습을 생생하게 그렸다. 박수근의 ‘할아버지와 손자’(1960)는 바구니를 웅크리고 앉아있는 노인과 아이를 그린 작품으로, 당시 가난했던 시대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가 특유의 질감이 잘 살아있는, 짜임새 있는 구도와 치밀한 기법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지금은 세계적 작가가 된 서도호와 이불의 작업도 나온다. 2001년 베니스비엔날레 본관에 설치됐던 서도호의 ‘바닥’(1997-2000), 인간과 기계를 결합하고 남자의 시각에서 보는 여자의 관능성과 불완전한 형태를 묘사한 이불의 ‘사이보그 W5’(1999)도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다.

 

이번 전시는 올 하반기에 과천관에서 열리는 소장품 상설전의 예고편 격이다. 미술사나 장르별 조망보다 작품 개개의 감상에 초점을 맞췄다. 전시를 기획한 박미화 전시2과장은 “한국근현대미술사 대표작품을 서울에서 보고싶다는 관람객의 요구가 컸고, 이를 반영한 전시”라며 “2017년 개최한 신소장품 2013-16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둥까지’ 등 소장품전을 한 적은 있으나 근대부터 한국미술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해외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수평의 축’도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로랑 그라소, 헤수스 라파엘 소토, 테레시타 페르난데즈, 올라퍼 알리아슨 등 17명의 작품 70점이 나왔다. 자연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다양한 접근방식을 대지라는 수평선 위에 일종의 축으로 상정하고 자연과 인간의 관계, 사회와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룬다.

 

▶서울시립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도 재개관 첫 전시가 소장품전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올해 의제로 ‘수집’을 선정하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는 수집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술관 측은 “우리 컬렉션은 문화시민도시 서울의 특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동시대 현대미술작품 수집을 통해 지역 및 지역간 소장품 교류추진을 위한 특화 컬렉션 구축을 지향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기소장품 분석을 통해 4년 단위 ‘중기 소장품 수집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콜렉션 경쟁력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수집방향과 단계별 중점 수집대상을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16일부터 온라인으로 먼저 선보인 ‘모두의 소장품’(서소문 본관)전은 이같은 바탕위에 서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1985년부터 수집한 소장품 5173점 중 86점과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작가들의 작품 45점이 더해져 총 131점이 전시에 나왔다. 전시를 기획한 한희진 학예사는 “대한민국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위주로 꾸렸다”며 “노동, 분단, 전쟁과 폭력 등 사회를 있는 그대로 또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김주현의 ‘생명의 다리 - 9개의 기둥’이 꼽힌다. 미술관 천정을 가렸던 가벽을 제거하고 직사광선을 끌어들인 전시장에 설치된 이 작품은 동물과 사람이 함께 건너는 한강의 다리가 컨셉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대 감염병의 시대, 자연과 공존에 대한 메시지가 탁월하다. 미디어 영상작품이 상당수, 여성작가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눈길을 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퍼포먼스 장르를 어떻게 소장할 것인가 하는 것도 하나의 과제다. 3층 퍼포먼스 스테이지는 이같은 고민의 시작이다. 지금은 김소라 작가의 퍼포먼스를 상영하고 있으나 심포지엄과 퍼포먼스 시연을 토대로 본격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비물질적 예술활동의 기록 및 수집에 관한 체계 수립이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될지 기대된다.

 

그런가 하면 남서울미술관에서는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이 이어진다. ‘건축’은 분명히 동시대를 반영하는 그릇이지만 이를 미술관에서 소장하기는 쉽지 않다. 예술품의 스펙트럼이 넓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논의의 시작점에 서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빅토리아앤알버트 뮤지엄은 지난해 1970년대 건축된 공공임대주택단지인 로빈후드 가든의 일부를 수집했고, 이것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한 서도호 작가의 작업을 소장하고 있다. 남서울미술관 전시에서는 건축 소장품을 통해 동서양 전통 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으로 불러들여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다.

 

서소문 본관의 ‘모두의 소장품’전과 ‘모두의 건축 소장품전’ 모두 6월 14일까지 열린다.

 

이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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