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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포럼2015]홍콩이 낳은 최고 디자이너 토미 리 인터뷰
20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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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토미 리(Tommy Li)는 알란 찬(Alan Chan), 프리먼 로우(Freeman Lau) 등과 더불어 홍콩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다. 그가 오는 10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5에 연사로 나선다. 서면 인터뷰로 먼저 만났다. 그는 “디자이너에게 디자인은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는 일을 함으로써 가치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속적으로 작품을 내놓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며, 자신의 과거 작품에 대표성을 부여하는 건 스스로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매섭게 다그쳤다. 한국에 대해서는 “디자인 측면에서 새로운 차원의 오리엔탈리즘을 구현하고 있다”면서 “더 진화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의 개념과 역할을 정의해 달라.

A 처음에 디자이너로 출발할 때 디자인은 취미일 수 있다. 하지만 10~20년 장기간이 지나면 사회적 책임이다. 디자인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의 중요성을 알게 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일지라도 영향력이 적으면 잊혀지기 쉽다. 디자이너들은 영향력 있는 일을 함으로써 가치를 키울 수 있다.

Q “대가(大家)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작품의 시대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무슨 의미인가.

A 2000년 이후로 ‘대가’라는 표현은 흔해졌다. ‘선생’, ‘마담’ 등처럼 흔히 쓰는 말이 됐다. 단지 공손한 표현일 뿐이다. 요즘 디자이너들은 K팝 스타와 같다. 시장에 지속적으로 작품을 내놓지 않으면 도태된다. 작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 말이다.

Q 디자인 영감을 주로 어디에서, 어떻게 얻나.

A 영감을 얻는 특별한 소스는 없다.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책, 영화, 일상 등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나는 다분히 감정적이다. 기분이 좋을 때는 주위에서 영감이 잘 떠오르고, 아닐 때는 그 반대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잘 통제하려고 노력한다.

Q 본인 작품 중 가장 내세울 만한 작품과 이유를 말해달라.

A 대부분의 ‘새로운’ 디자인을 사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 이들을 돌아보면 곧 매력적이지 않게 보일 것이다. 이미 완성한 어느 작품에 대표성을 부여하는 건 위험한 일이다. 스스로를 포기하는 일이며, 잊혀지는 일이다. 나는 늘 다음 작품을 생각한다. 그게 내 최고의 디자인이 될 것이다.



 

 


홍콩의 디저트 전문점 ‘100bites’ 디자인.


Q 제마니아(GEMANIA), 다이차(大益茶 ), 잉키 티 하우스 등의 디자인에는 동양적(ZEN) 느낌이 강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글로벌화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A 내 작품에는 두 갈래가 있다. ‘블랙유머’, 그리고 ‘동양적 젠(ZEN)’. 블랙유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철학이다. 이것은 10대, 만화 등등의 요소를 갖는다. 대만이나 홍콩에는 블랙유머적 요소가 빈약하다. 윤리적 압박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 문화권에서 태어난 내게 동양적 젠은 자연스럽다. 중국시장에 동양적 맛의 아름다움을 새기고 싶었다. ‘전통적인 것이 우아하지 않고, 구식이고, 세계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이 유감스러웠다. 내 생각엔 조용한 동양적 젠이 다시 각광받는 르네상스가 곧 올 것이다.

Q 지난 20여년 간(그는 2003년 20주년 회고전을 열었다) 식음료, 패션, 리테일 등 기업(브랜드) 디자인에 치중하고 있다. 보다 다수에게 기여할 수 있는 공공 디자인에 도전해 볼 생각은 없나?

A 리테일 브랜딩에 주력해온 게 맞다. 그래픽 디자인을 빼곤 화장품 포장, 티팩, 티박스, 침대 등 다양한 상품을 디자인했다. 사람들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내 제품

디자인을 즐긴다. 물론 공공디자인에도 관심이 있다. 내 미래 일은 버스 정거장, 휴지통 등 더 영향력 있는 공공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Q 홍콩과 비교했을 때 한국기업의 디자인 경영을 어떻게 평가하나

A 홍콩은 동양과 서양이 뒤섞여 있는 문화권이다. 자유시장 체제이기 때문에 영국, 미국, 일본 등과도 닮은 면이 있다. 여기에 전통 디자인과 오리엔탈리즘 또한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융합적인 면이 홍콩이 가지는 차별점이다. 반면, 한국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러면서도 현지색이 강하다. 또 단순히 한국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차원의 오리엔탈리즘으로 발전시켰다. 앞으로도 더 진화할 여지가 있다.



 

 


중국 청 왕조 때 설립된 ‘잉키 티 하우스’(Ying Kee Tea House) 디자인.


Q 홍콩, 일본, 중국 등이 주무대였다. 상대적으로 한국과 거리가 있다. 이유는? 앞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생각이나 계획은 있나?

A 말했다시피 나의 디자인 철학은 블랙유머와 동양적 젠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것이 통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이론뿐 아니라 실무 영역에서도 최상급 디자이너를 더 많이 찾을 것이다. 나는 이런 분위기에 기대를 갖고 있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


기사원문

->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51105000203&md=20151105110946_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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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포럼2015 #홍콩이낳은 #최고디자이너 #토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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