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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공학적 디자인이 추구하는 것
20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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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동물공학적 디자인이 추구하는 것

By 양진이 (스토리텔러)

인식과 가치의 변화는 제일 먼저 그 사회에서 쓰는 용어에서 드러나게 된다. 장난감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애완동물’이라는 용어는 이제 함께 살아가는 의미의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가장 대중적인 펫pet이면서 오랜 역사를 가진 개는 가족이라 여겨지면서 같은 주거공간을 공유하게 되었다.

초기 반려견 용품은 인간이 개를 편리하게 다루기 위한 목적에 충실했었다. 육중한 쇠사슬과 강제로 짖지 못하게 강하게 옥죄는 목줄, 소재의 안전성보다는 컬러풀하고 귀여운 식기는 (암묵적으로) 가격은 사람의 물건 보다는 싸야 했다. 사료와 간식, 샴푸와 탈취제, 장난감과 케이지 등 관련 용품과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시장이 커지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비로소 개와 인간과의 교감이 디자인의 중요 요소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1. 산책 필수품에도 과학이- 목줄과 배변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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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Earth Rated의 친환경 배변봉투와 홀더/ Helios 와 Ruffwear사의 다양한 제품들(인스타그램)>

개를 산책 시킬때는 견주들이 지켜야 할 엄격한 에티켓이 있다. 배변을 수거할 배변봉투를 반드시 소지하며, 목줄을 항상 채워서 이동해야 한다. 배변을 수거할 때 휴대와 처리가 쉬운 비닐봉투를 사용하게 되는데 썩지 않는 비닐이 그대로 쓰레기와 함께 매립되고 이는 또 다른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동물애호가들의 이러한 심적 부담을 덜기 위한 제품이 Earth Rated사의 ‘완전히 분해되는 친환경 풉백(배변봉투)’이다. 재생용지와 재생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으며, 화장지처럼 돌돌 말린 배변봉투를 하나씩 뽑아 쓰는 풉백 케이스는 효율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애견의 목을 가로지르는 목걸이보다는 신체에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조끼형식의 하네스(harness)가 많이 쓰인다. 아웃도어 특화된 소재로 제작된 Helios 나 Ruffwear 사의 하네스는 방수코팅기능으로 방수기능, 옴니히트 원단이 사용되어 외부온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 주는 기능을 한다. 리드 줄과 하네스에는 반사광 소재의 안전무늬로 한밤중에도 차량에서 식별 가능하게 디자인 됐다.

2. 위생과 안전도 챙기는 디자인- 입마개와 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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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오리 입마개 ‘Quack’ (http://www.t-oppo.jp)/ 삼광글라스 O’pet 의 동물공학적 식기>

일본의 Teramoto사는 사람과 반려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위트있는 디자인을 선보였다. 인간중심적이었던 비인간적 용품들- 재갈, 짖음 방지 전기충격 목걸이, 플라스틱 꼬깔모는 사라지는 추세이다. 이 귀엽고 유머러스한 오리 입마개는 어디에 쓰이는 물건일까? 낯가림이 심한 개가 짖기거나 갑작스럽게 타인을 무는 것을 막기 위해, 미용이나 중성화 수술 후 상처부위를 심하게 핥지 못하게 하거나, 작은 강아지의 경우 아무거나 삼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씌워준다. 이 다양한 용도를 충족시키면서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착용 감까지, 작은 디자인의 변화는 많은 가치를 충족시켜준다.

글라스락으로 유명한 삼광글라스에서 반려동물 브랜드인 O’pet을 선보이며 동물공학적 식기를 출시했다. 알록달록 화려한 장난감같은 식기는 인간에게는 편리한 ‘개밥 그릇’이었는지도 모르지만, 플라스틱의 강한 화학성 독성으로 인해 개 피부에 심한 알러지를 일으켰다. 환경호르몬걱정 없는, 위생적이고 안전한 강화유리로 제작된 식기는 주둥이로 먹기 편한 인체공학적 각도로 디자인됐다.

3. 반려견 취향도 저격- 간식& 장난감 정기배송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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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애견 간식과 장난감을 배송해주는 미국의 BarkBox 와 한국의 BaconBox (인스타그램)>

반려견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물품들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주인과 반려견 모두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간식과 장난감이다. 이 마저도 개와 사람의 공존을 위한 디자인, 같은 주거공간에서 사람의 가구나 소품과도 매치될 만한 세련된 디자인이 추세다.

미국에서 먼저 선보인 BarkBox는 매달 특정 컨셉과 테마에 맞춰 장난감과 간식이 정기 배송되는 서비스이다. 반려견을 위한 택배박스 안에는 견종의 무게와 종에 맞게 큐레이팅된 신상 간식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봉제인형 장난감, 라텍스 공 등이 한가득 들어있다. 한국에도 베이컨컴퍼니의 BaconBox제품들은 인간에게 친숙한 ‘학교’라는 컨셉에 맞게 켈로그 시리얼과 명찰 프린트의 턱받이로 구성되거나, ‘시티라이프’컨셉의 박스에는 개의 세계에 맞게 패러디한 스타벅스 의 로고컵 삑삑이 장난감, 샤넬 N5를 패러디한 Poonel N5 소취제 등의 디자인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견주들은 반려견과 스토리가 있는 일상을 공유하고 유머를 교감하고 싶어한다.

반려견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애견인들을 타겟으로 강아지를 위한 100% 리얼 모피코트가 판매된 적이 있었다. 무조건 고급제품을 판매하려는 얄팍한 속셈과 허영은 ‘내 자식만 소중하고 다른 생명은 경시하느냐?’라는 여론의 분노를 일으켰던 사건이었다.

견주는 단순히 자신만을 위해서만 소비하지 않는다. 일차적으로 자신의 필요성과 반려견의 관리를 위해 구입을 하지만, 즐거워하는 개와의 교감을 통해 행복을 전파하고 싶어진다. 나의 개가 아닌 관심과 보호가 미치지 못하는 유기견을 비롯해 다른 동물의 복지에도 관심과 마음이 가게 된다. 인간중심적 기준에서 벗어나 동물을 연구하고 자연친화적인 착한 기업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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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펫#반려견#디자인#제품디자인#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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