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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안 가 봤어?” 감각적인 디자인의 성수동 카페
2017.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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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아직도 안 가 봤어?” 감각적인 디자인의 성수동 카페

By 홍연진 (스토리텔러) 

낡은 공장, 수제화 공방, 인쇄소, 자동차 정비소 등으로 어두침침했던 성수동 일대가 밝아지고 있다. 카페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아티스트와 디자이너의 작업실이 자리하면서 거리 곳곳에서 예술적 감성이 느껴진다. 강남, 홍대 등의 번화가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공간 디자인은 성수동만의 색깔을 확고히 한다. 이 동네만의 매력이 당신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독특했던 카페 4곳을 소개한다.

1. 대림창고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2가1동 성수이로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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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자주 하는 사람들에게 성수동은 대림창고가 있는 곳으로 통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진 카페이다. 엄연히 말하자면 카페, 파티장, 갤러리가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1970년대에는 정미소였고, 그 후 20년 동안 물건을 보관하는 창고에 불과했던 낡은 건물이 이렇게 멋진 옷을 입게 될 줄이야. 외관은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내부의 철근 구조물과 콘크리트 벽도 그대로이다. 하지만 이렇게 차갑고 투박스러운 분위기에 푸른 잎이 무성한 나무와 목제 가구, 노란색 조명, 전시품이 온기를 불어넣는다. 더불어 높은 천장은 압도적인 개방감을 선사하면서 서울 한복판이 아닌 유럽의 한 노천카페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2. 어니언 (서울특별시 성동구 아차산로9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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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어니언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cafe.onion)>

앞서 소개했던 대림창고가 외강내유(外剛內柔) 스타일이라면 어니언은 외강내강(外剛內剛)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겉과 속이 모두 차가운 느낌이었다. 어니언 역시 1970년대에 지어진 붉은 벽돌의 건축물을 개조한 카페라고 한다. 내부로 들어가면 무너진 벽과 빛이 바랜 ‘관리 사무실’ 간판, 쓸쓸함을 더해주는 갈대가 당신을 맞이한다.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곳곳에 놓인 직사각형의 철제 의자와 탁자는 차가움을 배가한다. 간혹가다 푹신한 의자가 있지만, 그마저도 무채색이다. 많은 사람이 어니언에 매료되는 이유에는 버려진 공간을 새롭게 탈바꿈했다는 신선함도 있지만 시크한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

 

3. 자그마치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88 남정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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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자그마치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zagmachi)>

자그마치는 과거와 현대 중 후자에 가까운 실내 디자인을 선보였다. 인쇄 공장을 개조하여 조명 디자인 분야의 권위자인 정강화 교수가 직접 디자인한 공간이라고 한다. 카페와 함께 조명을 전시하는 갤러리, 조명 공방을 겸하고 있다. 정강화 교수가 인터뷰한 내용을 참고하자면 조명의 위치와 방향 조절에 특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등을 천장에 달아서 위에서 아래로 빛을 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측면에 조명을 달아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무심하게 놓은 듯한 가구도 인상적이었다. 탁자와 의자의 모양이 모두 달라서 골라 앉는 재미가 있었고, 다른 손님들한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매번 색다른 느낌을 받곤 한다.


4. 오르에르 (서울특별시 성동구 연무장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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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오르에르 공식 인스타그램(www.instagram.com/or.er)>

오르에르는 탁 트인 앞선 카페들과는 달리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외관을 처음 봤을 때는 일반적인 상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옛날 주택의 모양이 드러나면서 소수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는 아늑한 방들이 보인다. 1층은 ‘오르에르 가든’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고, 2층은 ‘오르에르 라운지’로 차갑고 다소 딱딱한 느낌이 강하다. 한 공간에 두 가지 감성이 공존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오르에르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정원에 있다. 뒷마당에는 담 대신 심어놓은 대나무들이 즐비하고, 나무와 화분들이 가득하여 자연 속에 은거하는 듯하다. 정원 안에는 별채도 있다. 정원을 마주하고 있는 방에는 밖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을 내어 시간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성수동 카페는 맛뿐만 아니라 멋도 놓치지 않았다. 감각적인 공간 디자인 덕분에 SNS상에서 주목을 받게 되었고, 날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성수동만이 간직하고 있는 예술적 감성이 퇴색되지 않는 선에서 더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즐겼으면 한다. 소개한 카페 4곳 모두 각자의 색깔이 뚜렷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고 싶을 때, 차례차례 방문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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