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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헤더윅 스튜디오
201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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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인사이드 헤더윅 스튜디오> 서울 전시를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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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ay Sapphire Distillery  © Iwan Baan

역동적인 국제 도시 런던의 심장부에 위치한 160여 명 규모의 헤더윅 스튜디오(Heatherwick Studio)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작품 세계를 개척해 나가며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영국 디자이너들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더 크고 더 야심찬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며 차별화된 면모도 보이고 있습니다. 예술을 분류하는 기존 방식을 거부하는 헤더윅 스튜디오는 가구, 제품 디자인, 건축, 도시 계획까지, 학제간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 아이디어들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헤더윅 스튜디오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은 수 많은 위대한 발명가와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영국의 풍부한 역사와 전통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확립된 기존 사고 방식의 틀을 깨고 새로운 한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실험 정신과 창조적 프로세스
토마스 헤더윅은 늘 상상을 자극하는 아이디어와 조형물의 형태(sculptural form)에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이 두 가지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 그는 미술이 아니라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 매일 이용하는 장소를 창조하여 넓은 범위에서 영향을 끼치고 싶었던 것입니다. 맨체스터 폴리테크닉 대학(Manchester Polytechnic)과 런던의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삼차원 디자인을 공부하며 그는 다양한 소재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가공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동안 생각지 못한 발견들을 했습니다. 이러한 실험 정신은 헤더윅 스튜디오에 뿌리깊이 자리잡아, 스튜디오의 본질은 아직도 실험실이며 작업장입니다. 학창 시절에도, 헤더윅은 동년배들 보다 훨씬 더 야심찬 규모의 프로젝트를 추구했습니다. 맨체스터 폴리테크닉 대학 졸업 작품으로 그는 작은 파빌리온을 설계했는데, 그 프로젝트를 실행시키기 위해 후원자와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시공을 위해 동료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까지 협조를 요청하였습니다.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크고 야심찬 프로젝트를 꿈꾸던 그는 1994년에 헤더윅 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 초기에 구현된 대부분의 작품들은 디자인 영역에 머물렀습니다. 주로 가구와 소비자 제품, 도시 속 설치 예술 작품인 도시 개입(urban intervention), 영구적이거나 임시 설치 파빌리온, 인테리어나 건물 외벽 파사드 정도였습니다. 2001년에, 헤더윅 스튜디오는 처음으로 건축 디자인 의뢰를 받았습니다. 결국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이를 기점으로 오늘날 헤더윅 스튜디오가 갖고 있는 건축 및 도시 규모 프로젝트 기조로의 전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튜디오 초창기에 비해 멤버 구성, 스튜디오의 규모, 작품 활동은 많이 달라졌지만, 스튜디오 내의 고유의 문화나 근본적인 디자인 정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의자를 디자인하는 창조적 프로세스를 건물 설계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로 헤더윅 스튜디오의 정신입니다. 
생각하고, 만들고, 이야기를 전하다(Thinking, Making, Storytelling)
헤더윅 스튜디오에서는 프로젝트의 본질이 되는 강렬하고도 독창적인 아이디어부터 발굴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에 걸맞은 아이디어를 찾아내기 위해, 창작 프로세스에는 브리핑과 프로젝트의 근본에 대한 심층적인 비평과 의문 제기가 뒤따릅니다. 전형적인 유형 분류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헤더윅 스튜디오는 가구에서 인프라 시설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새롭게 발명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과정 전체에 걸쳐 이러한 심층적 의문 제기는 계속됩니다. 정기 디자인 토론 시간에 그러한 점을 엿볼 수 있는데, 프로젝트 팀은 스튜디오 벽면에 디자인 도면을 붙이고, 다른 팀원들에게도 검토하고 비판해 보도록 합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디자인은 종종 여러 번 수정되고, 본질은 재검토되며, 새로운 길이 개척되면서, 마침내 실물로 구현됩니다. 반복적인 패턴, 질감, 동적인 움직임 등, 흔히 반복되는 테마들을 탐구하기는 하지만, 창작 프로세스 덕분에 각 프로젝트는 서로 차별화된 독창성을 유지합니다. 
이러한 중심 아이디어 탐색 과정이 진행되는 한편, 아이디어를 담아서 구현 가능한 오브제에 도달할 때까지 끊임없이 형태를 찾아가는 과정도 동시에 진행됩니다. 어떤 프로젝트의 경우 아이디어와 오브제 모두 제작 또는 생산 과정에서 탄생합니다. 일례로, 이음매 없는 의자 엑스트루션(Extrusions)은 중국의 한 공장에서 금속 압축성형 공법을 사용하여 실험하던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입니다. 반면,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건축 및 제작 기법을 발명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004년에 런던 웰컴 트러스트 (Wellcome Trust) 재단 건물 로비에 설치하기 위해 제작된 블라이기센(Bleigiessen, 납을 물에 담가 그 굳은 모양으로 점을 치던 독일 점술, 역자 주)은 철사에 엮은 유리 구슬들로 떨어지는 물의 독특하고 복잡한 모양을 형상화한 설치미술 작품입니다. 27,000 가닥의 철사에 15만 개의 유리 구슬을 특정 지점에 엮기 위해서 특별한 조립 과정을 창안해야 했습니다. 2008년에 웨일스 에버리스트위스(Aberystwyth) 아트 센터에 세운 작가 스튜디오 건물들은 더욱 극단적인 예일 것입니다. 어떠한 시공사도 헤더윅 스튜디오가 설계한 1/10 밀리미터 두께의 얇은 금속 패널을 곡면으로 가공한 후, 찌그러뜨린 다음, 발포단열제로 처리하도록 설계한 건물의 파사드를 시공할 수 없었기 때문에, 헤더윅 스튜디오는 직접 시공에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헤더윅 스튜디오의 가장 인상적인 프로젝트들의 특징은 아이디어와 형태를 하나로 엮어 의미있는 오브제, 그리고 응집성 있는 체험을 만들낸다는 것입니다. 2010 상하이 엑스포에 설치된 영국 파빌리온(UK Pavilion)에서 그러한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먼 발치에서 보면 물결치는 정육면체처럼 보이는 구조물은 실제로 6만 개의 투명 아크릴 막대가 만들어 낸 형상입니다. 파빌리온 내부는 아크릴 막대들이 수렴하여 높낮이가 들쭉날쭉한 동굴과 같은 공간을 형성합니다. 각 아크릴 막대의 끝 부분은 밀레니엄 종자은행(Millennium Seed Bank)에서 지원한 씨앗을 담고 있어, 이곳은 ‘씨앗 성당(seed cathedral)'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거되었지만, 영국 파빌리온은 단기간에 잊을 수 없는 아이콘으로서의 이미지로 남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건축 설계 (Architecture)
아이디어와 형태를 하나로 엮어 일관성 있고 유기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내는 것은 특히 건축 프로젝트의 경우 도전이 됩니다. 건축물과 의뢰인의 배경, 구조물의 용도와 기능 등의 본질적으로 복잡한 문제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헤더윅 스튜디오의 접근 방식 역시 몇 가지 면에서 기존의 건축 관행에 도전이 됩니다. 건축학교에서 가르치는 것과 반대로, 헤더윅 스튜디오에 있어서 디자인 전체를 이끌어가는 핵심 아이디어는 본질적으로 건축 공학의 문제가 아니라 컨셉트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방대한 스케일과 세밀한 디테일을 동시에 구상할 수 있는 헤더윅 작가의 예리한 감각이 헤더윅 스튜디오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입니다. 결과적으로 헤더윅 스튜디오는 프로젝트의 핵심 아이디어와 주변 환경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오브제와는 판이하게 다른, 유기적으로 일관성 있고 독특한 물체나 건축물의 아이디어와 창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헤더윅 스튜디오에서는 소재의 선택과 디테일한 요소들이 조합되는 방식 등, 사소해 보이는 디테일의 미학과 감각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입니다. 향후 몇 년 동안 수많은 건축 프로젝트들이 설계도에서 현실로, 런던에 있는 헤더윅 스튜디오에서 태동하여 세계를 무대로 구현될 것입니다. 이러한 건축 프로젝트들이 물리적으로 어떠한 존재감으로 어떻게 사용되며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시간만이 알려줄 수 있습니다. 헤더윅 작가가 전시 동영상에서 말했듯이, “이제서야 무언가를 막 시작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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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케이트 구드윈 (KATE GOODWIN)

호주에서 태어나 공부했으나, 2003년 영국 왕립 아카데미의 건축 부문 코디네이터로 일하게 되면서 건축에 대한 비젼을 키웠다. 현재 영국의 가장 권위 있는 예술 기관 중 하나인 영국왕립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의 건축 부문 수석 큐레이터로 일하며, 최근 가장 커다란 찬사를 받은 전시 'Sensing Spaces'를 기획했다. 또한 토마스 헤더윅 스튜디오의 디자인 및 제작에 관한 책의 저자이기도 하며, 시드니 대학에서 건축부문 우등 학위를 취득한 뒤 논문 채택 위원회의 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건축 분야의 발전을 위해 그녀는 지금도 영화 제작, 집필 등 많은 분야에 끊임없는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 출처: https://www.britishcouncil.kr/programmes/arts/design-fashion-architecture/inside-heatherw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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