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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2017.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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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시간 여행을 꿈꾸는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프로젝트 284 : 시간 여행자의 시계’

By 배지수 (스토리텔러)

‘시간’은 구체적인 듯 하면서도 추상적이고, 친숙한 듯 하면서도 먼 어려운 주제이다. 이 주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전시회가 있다고 하여 방문해 보았다. 필자가 방문한 전시회는 지난 5월 17일부터 ‘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로, ‘프로젝트 284: 시간여행자의 시계’라는 전시회였다. 이 전시회에서는 28팀 100명의 시간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영상, 조형물, 공연 등 다양한 형태의 전시물들이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에게도 한 번쯤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전시회를 보기에 앞서, 전제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우리 모두가 시간여행자라는 점이다. 우리는 지난 과거를 가슴에 품고 미래를 그리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 속에서 우리의 매일은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을 생각하고 전시회를 감상한다면 더욱더 전시회를 인상깊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 여행자의 시계’ 전시회에는 과거, 미래, 현재 순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만큼 과거, 미래, 현재에 대한 다양한 해석 또한 접할 수 있었다. 각 파트 별로 좀 더 자세한 설명과 인상깊었던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1. PART 1 과거 : 긍정시계
첫 파트였던 과거는, 과거를 ‘긍정시계’ 라고 표현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냥 좋은 기억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에도 긍정시계 라고 표현된 것이 의아했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과거가 현재가 있게 한 발판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었다. 힘들고 안타까웠던 순간조차 오늘날을 있게 한 밑거름이니 아름다운 어제라 여긴 것이다. 과거 파트의 작품들은 과거의 기억을 재구성 하거나 과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 하는 등의 주제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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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용, 남쪽의 기억>

인상깊었던 작품들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작품이다. ‘남쪽의 기억’은 베트남 월남전과 경부고속도로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이었다. 베트남 월남전 참전 비용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 개를 각각 과거와 현재로 삼고 시공간을 연결한 작품으로, 빛과 어둠이 모두 존재하는 작품이었다. 참전병사였던 아버지가 직접 찍으신 베트남전의 모습과 경부고속도로의 모습이 프로젝터로 영사되고 반투명한 천에 인쇄되며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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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준, 수포자-고통의 플랫폼>

‘수포자-고통의 플랫폼’ 작품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관객 참여형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수도자를 의미하는 알루미늄 모형이 두 개의 TV 화면을 들고 있는 설치미술이었다. 모형 위의 센서가 관람객의 모습을 포착, 스크린에 기하학적으로 재구성하고 있었다. 작가는 알루미늄 모형과 관객의 놀이를 대비해 종교적 영원성과 세속적 순간성을 대비하고자 했다. 

  <출처=문화역 서울 284 홈페이지>

2. PART 2 미래 : 지향 시계
 미래 파트의 작품들은 심오한 작품들이 많았다. 그 누구에게도 미래는 정확하지 않다. 미래가 상상의 결과물인 만큼, 작가마다 미래를 해석하는 방식이 확연히 달랐다.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작가, 불행한 미래를 예측하며 현재에 경고하는 작가 등 여러 작가들의 다른 생각을 접하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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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로디 도르낭 드 루빌, 미래의 고고학>

미래에 대한 사람들의 걱정 중 가장 대표적인 환경문제를 잘 표현한 작품이었다. 작가는 공해와 오염이 난무한 현재가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 경고하였다. 독성 구름과 빛을 잃은 듯한 화석들을 통해 깨지기 쉬운 미래를 에고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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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진, time is killer>
 짧고 강렬한 작품이었다. ‘TIME IS KILLER’이라는 빨간 네온 글씨는 바닥에 놓여있는 작은 전시물이었지만 모든 지나가는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도록 하였다. 작가는 시간의 모호함에 대해 전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시간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고 아무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작가는 ‘시간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을 극단적인 멘트와 함께 관람객과 나누고자 했다. 
   <출처=문화역 서울 284 홈페이지>

3. PART 3 현재 : 쾌락 시계
마지막 파트였던 현재 파트는 사실 가장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파트이다. 대다수의 작품들이 현재의 모습을 역설하며 현대인의 삶을 비판하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회가 시간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전제한다는 것을 떠올리면 지금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 자체를 쾌락이라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엇다. 현재 부분에서는 작가들이 특히 많은 뜻을 함축하고자 해서인지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다니엘 피르망, 플로렌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너무 현실성있게 만들어져서 실제 사람인 줄 알았기 때문이다. 벽에 기대있는 듯한 이 여성은 사실은 옷을 벗고 있는 찰나의 여성이다. 다니엘 피르망은 시간의 의미를 ‘순간’으로 정의하고자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옷을 벗는 작은 순간 순간 조차 하나의 시간이고 나아가 그 순간 순간의 소중함을 관람객들이 느끼도록 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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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성, 더 스트럭쳐>

전시회의 막바지에 이르자 스크린에 떠다니는 해파리 같은 물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놀이기구를 조합해 만든 물체였다. 작가가 담고자 하는 의미가 정말 잘 담긴 작품이었다. 작가는 쾌락과 공포 등 일시적인 자극을 추구하지만 오히려 텅 빈 현대인의 삶을 비판하고자 하였다. 놀이기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쾌감을 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놀이기구로 조합된 괴상한 물체가 떠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오히려 불편한 느낌을 주었다. 작가는 관람객이 느끼게 되는 이러한 감정을 통해서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허한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 작품은 전시회의 포스터에 활용됐다.

<출처= 문화역 284 홈페이지>

무료 전시라 큰 기대를 안하고 보았는데 기대보다 훨씬 풍요로운 전시회였다. 과거, 미래, 현재라는 소 주제별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점도 좋았고 통틀어 시간 자체의 의미를 성찰할 수도 있는 좋은 전시였다. 시간대가 맞으면 시간과 관련된 영화,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한번쯤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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