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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포럼2023
포용과 공존의 가치... 디자인의 역할에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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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가 선사한 디자인에 열광하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들이 1년만에 다시 한국에 모였다. 올해 헤럴드 창사 70주년에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은 ‘Design for Coexistence, 또 다른 시선, 새로운 공존’을 화두로 제시했다.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은 한국 사회에서 포용과 공존의 가치로 디자인이 갖는 역할에 주목했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디자인은 우리 삶의 보편적인 즐거움과 편리함을 설계하고 창조한 가치였다. 하지만 디자인이 더 견고해지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간과해 온 비주류의 영역을 감싸야 한다는 과제에 안고 있다. 최근 저출산, 양극화 위기를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은 ‘새로운 공존’에 대한 재조명으로 디자인의 다른 시선으로 들여다 본 비주류의 영역을 핵심 주제로 다뤘다. 그동안 디자인을 통해 비주류의 영역을 가시화하고, 사회적인 포용과 다양성을 증진시켜온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이날 새로운 시대의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해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포럼에는 600명이 넘는 참가자들로 성황을 이뤘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는 이날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개회사에서 “올해는 그간 주류 디자인계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비주류의 영역에 시선을 던지고 익숙하면서도 많이 보고 겪어왔던 전통적인 디자인에서 한 발 비켜 조금은 낯설지만 실험적인 디자인과 강연을 통해 지혜와 영감을 얻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익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오늘 포럼을 계기로 지속가능성에 도전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더 많아져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인 세상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도 축사에서 “시민을 위해 존재하는 서울시도 오늘 포럼의 주제처럼 늘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새로운 공존’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고, 202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인 나건 홍익대 교수도 축사를 통해 “인류의 문제는 공동체의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력과 공존이 필수”라고 밝혔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2022년 수상자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의 기조연설로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고향인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주민들과 함께 기획하고 협력해 건축, 설계한 간도 초등학교로 ‘아가 칸 건축상(2004)’을 수상하며 건축 커리어의 시작부터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던 케레는 이번 강연에서 지속 가능한 재료와 설계 방법을 활용한 건축 사례들을 소개하며 많은 청중들에게 새로운 건축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두번째 강연자로 나선 건축가 리나 고트메는 프리츠커상의 예측무대라 불리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2022년 주인공이다. 그는 모든 건축은 해당 장소 및 그곳의 과거 흔적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시간, 기억, 공간 사이의 연결고리가 인간과 자연을 강력하게 연결하는 하나의 고정된 장소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시간에는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모더레이터로 등장, 케레·고트메와 스페셜토크와 진행했다. 유 대표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두 연사와 함께 사회와 삶을 변화시키는 건축 디자인의 새로운 가치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에는 ▷인테리어 디자인 ▷아트 & 디자인 ▷에어로스페이스 ▷모빌리티 ▷패션 등의 순서로 강연이 이어졌다. 인테리어 디자인 순서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디자이너이자 아티코 브랜드의 설립자인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가 연사로 나서 “디자인이라는 과정 속에서 수립되는 다양한 관계의 결과가 공간 디자인과 기획에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아트 & 디자인 시간에는 런던·도쿄에 기반을 둔 아티스트 듀오 ‘A.A.무라카미’가 기후 위기와 관련, 생활 속 실천 방법을 가미한 창의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자인 철학을 공유했다. 에어로스페이스 세션에서는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댄 굿즈가 크리에이티브한 여정과 모두를 항공 우주 분야에 빠져들게 하는 방법, 우주의 심연과 보이지 않는 것들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하는 설치 예술 세계를 선보였다. 모빌리티 시간에는 김택균 기아넥스트디자인담당(상무)과 전기차 스타트업 알파 모터의 창립자 에드워드 리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 상무는 기아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를 어떻게 디자인에 적용하는지 설명했고, 에드워드 리는 포용성과 접근성을 중심으로 하며 인간을 위하는 모빌리티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패션 세션에서는 이탈리 패션 브랜드 ‘Lebelleforme’의 오너이자 패션 디자이너인 프란체스코 샨니, K-팝 스타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이너로 알려진 계한희의 스토리텔링이 이어졌다. 샨니는 수명이 짧은 패션 디자인 세계에서 트렌드 예측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계한희는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의 조화, 브랜드 론칭 스토리, 해외 진출과 국내 기반 다지기 전략, 협업과 소통의 핵심성을 다루며,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이날 행사의 한 참석자는 “디자인 업계에서 잘 알려진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새로운 공존이란 신선한 주제로 세계적인 디자인 구루들의 강연을 직접 듣게 돼 뜻 깊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 /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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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더 나은 세상 추구하는 희망의 빛 돼야”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 기조연설건축계 노벨상 프리츠커상 수상자기후변화 위기속 건축의 역할 강조“건축·교육 통해 세상 바꾸고 싶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의 2022년 수상자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가 19일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Opportunities: Material and Place’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제 건축물이 인류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영감의 매개체가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문명사회에서 오는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그 빛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려고 합니다.” 부르키나파소 출신의 건축가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58)는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년 헤럴드 디자인포럼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기후변화 위기 속 건축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건축은 사람들이 마주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면서 특히 제3세계 국가에서의 건축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케레는 아프리카 인·흑인 최초의 ‘프리츠커상’ 수상자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프리츠커상 수상은 곧 건축계 거장 등극을 의미한다. 현지 특성에 맞는 다양한 건축물을 선보이면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케레는 목수가 되기 위해 간 독일에서 서른 살에 건축가로 길을 걷기 시작했고, 이후 고향인 부르키나파소 간도(Gando)의 초등학교와 베냉(Benin)의 국회의사당 건물을 선봬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건축가다. 기후변화 속 점점 나빠지는 환경 속에서, 그가 내놓은 건축물은 사람들의 피신처이자 쉼터가 되고 있다. 그가 내놓은 건축물은 현지에 있는 재료만을 활용해 건축되는 게 특징이다. 그의 작품 모두가 현지에서 나오는 재료를 활용해 지어진다. 케레는 “오랜 시간 튼튼한 내구도를 자랑하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나오는 풍부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런 건축 방식은 단순히 개인적인 목표나 관심사로 끝나는 수준이 아니라 건축 분야 전반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나오는 재료를 가지고 특색 있는 건축물과 작품을 만들었을 때, 작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것을 느낀다”면서 “내가 만든 작품을 보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을 볼 때 행복감을 느끼고, 건축가로서 삶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의 관심은 ‘사람’을 향해 있다. ‘건축을 통해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 그의 작품 중심에 서 있다. 그는 특별히 ‘공동체’라는 주제에 많은 관심을 쏟는다.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도 사람들이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굳은 신념을 갖고 있다. 그가 선보인 작품에도 이런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그가 건설하고 있는 베냉 공화국의 국회의사당 건물이다. 건물은 아프리카에 많은 ‘팔레버(Palaver) 나무’의 형상을 띠고 있다. 아프리카 현지 부족들이 팔레버 나무 아래에서 토론과 축제, 모임을 가지는 전통에 기반한 형태다. 최근 골조 작업을 마친 건물은 내년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케레는 “팔라버나무 아래는 아프리카의 부족 장로들이 모여서 회의를 나누던 전통적인 장소”라면서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 부족, 민족의 운명을 논의하던 팔라버나무를 상징으로 쓰면서 국회의사당 건물이 민주주의의 장이 돼야 한다는 지향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첫 번째 작품인 ‘간도초등학교’도 공동체에 초점을 맞추면서 탄생했다. 아이들의 ‘지적인 성장’과 공동체주의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케레는 “간도초등학교를 지을 때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 학교를 함께 짓자고 하고 왜 학교가 필요한지 설명하고 모든 마을 주민들이 함께 건물을 지었다”면서 “건축물을 짓는 과정에서 내가 독일에서 받았던 공학을 직접 건축 결과물로 보여주면서 교육의 중요성을 설파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교육은 사회적 존재로서 탄탄한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해주는 근간”이라면서 “건축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간도 지역에서 촌장이던 아버지가 나를 학교에 보내고, 읽고 쓰는 법을 배우게 시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 외에도 미국의 티펫 라이즈 아트 센터(Tippet Rise Art Centre)에 설치한 방문객용 파빌리온 ‘자일럼(Xylem)’, 지난 2010년 그가 부르키나파소에 지은 건축물 ‘간도 도서관(2010)’, 지난 2018년 모잠비크 테테의 벤가 리버사이드 학교에는 그가 설파하는 ‘교육의 중요성’이 담겨있다. 최근 케레는 노동자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활발한 강연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건축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철학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어서다. 그 근저에는 교육이 세상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그는 “건축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간도 지역에서 촌장이던 아버지가 나를 학교에 보내고, 읽고 쓰는 법을 배우게 시켰기 때문”이라면서 “교육은 사회적 존재로서 탄탄한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해주는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확산시켜야 하는데, 건축가로서 구현할 수 있는 건물은 한정돼 있다”면서 “열심히 연단에 서고 강연을 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메시지를 여러 사람에게 전파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 곳곳에서 여러 공공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케레는 “건축과 교육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 /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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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공생하는 건축, 인류의 유일한 생존법”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리나 고트메 강연과거발굴 학자 방식 ‘미래의 고고학’인류 역사 함축된 자재 ‘석재’ 관심제주 돌담길 ‘열린 경계’ 평화 상징 건축가 리나 고트메 (Lina Ghotmeh)가 19일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에서 ‘Living in Symbiosis-an Archeology of the Future’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자연과의 공생(coexistence)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지구와 자연은 몰라도 인류는 살아남지 못합니다. 생태계와의 공생을 위해 하는 모든 노력들은 인류가 더 천천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레바논 출신의 건축가이자 교수인 프랑스 리나 고트메 건축스튜디오 설립자인 리나 고트메(Lina Ghotmeh)는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에서 ‘공생 속에서 살기-미래의 고고학(Living in Symbiosis-an Archeology of the Future)’이라는 주제로 청중을 만났다.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서 1980년 태어난 리나 고트메는 프랑스 DGT 건축스튜디오와 합작한 에스토니아 국립박물관을 비롯하여 2021년 데젠 어워드 수상작인 베이루트의 ‘스톤 가든(Stone Garden)’을 설계했다. 올해 6월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프로젝트에서 그가 공개한 목재 우산 형상 파빌리온 ‘아 타블르(A Table)’는 지속가능한 환경 속 인간의 조화를 표현해 세계 건축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날 오전 세션 두 번째 연사로 무대에 선 리나 고트메는 자연과 공생하기 위한 방법으로 ‘미래의 고고학’이라는 접근법을 소개했다. ‘미래의 고고학’은 장소와 관련된 과거 흔적를 고리 삼아 인간과 자연을 연결시키는 그의 건축 철학이다. 리나 고트메는 “이것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과거를 발굴하는 고고학자와 같은 방식”이라며 “관찰을 통해 자연과 공생하는 창작물이 탄생하면 장소에 대한 기억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설계한 프랑스 노르망디의 아뜰리에 에르메스 공방을 예로 들었다. 저탄소 공법의 에너지 절약형 공간인 이곳은 과거의 일(가죽 작업)을 현재와 미래에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는 “현장 공사 전 발굴에서 초기 구석기 시대의 부싯돌 도구와 말의 턱뼈들도 발견됐는데 이는 부지의 역사가 ‘에르메스’라는 브랜드와도 이어지는 고리 역할도 했다”면서 “작은 벽돌들과 정원의 완만한 높낮이, 우아한 아치를 통해 과거 말의 궤적까지 연상시킬 수 있는 풍경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생을 지향하는 건축이 인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리나 고트메는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어떻게 적용할지를 배운다”면서 “이런 접근 방식을 통해 인간은 어떤 생태계를 구성하고 다양화할지 배울 수 있고, 그것이 인류가 이 지구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리나 고트메의 작품이자 주거형 공간인 베이루트의 ‘스톤 가든’에서는 ‘미래의 고고학’이라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스톤 가든’을 통해 레바논 전쟁 경험세대로서 바라본 분쟁의 역사, 상처 입은 풍경과 같은 과거의 흔적을 현재 도시에 정착시켰다. 질서정연한 창문과 손을 이용해 직접 기후에 맞춘 외장(外裝)을 만든 과정에는 공예의 힘과 손이 가진 힘을 강조하는 그의 관점이 담겨있다. 공생을 중시하는 리나 고트메가 주목하는 원재료는 석재(石材)다. ‘스톤가든’에도 활용된 석재는 레바논의 고전 건축물에서 자주 발견되는 자재이다. 그가 석재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연으로부터 비롯된 재사용이 가능하며 생태학적인 재료라는 특성, 선조들 또한 사용했던 ‘오래된’ 재료라는 점에 있다. 리나 고트메는 석재에 대해 ‘인류의 역사가 함축된 자재’라고 표현했다. 산지가 많은 레바논에서 자란 리나 고트메는 한국의 석재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인상 깊은 한국 건축물로 제주 돌담길을 꼽았다. 그는 “제주 돌담길은 농경 사회에서 땅을 구획 짓던 역할을 하면서도 동시에 바람을 막아줬다”면서 “경계를 설정하지만 경계가 열려 있었던(border-less) 농업과 문화 사이의 평화를 상징하는 자재”라고 바라봤다. 리나 고트메는 석재에 대한 이 같은 관심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석재 연구를 담당하는 프랑스 에르메스 재단 운영 ‘스킬 아카데미’의 교육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로 구성된 아카데미 데 사브르-페어에서 그는 석재의 역사, 재료적 품질, 사용방식에 대한 마스터 클래스와 컨퍼런스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그는 “환경(과거)에 귀 기울인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상상하며 도시와 조상의 기억을 구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서울과 레바논의 베이루트를 예를 들며 “두 도시는 모두 활기차고 역동차다”면서 “각각의 역사에 따른 서로 다른 도시 개발의 과제와 기회가 있는데 건축을 통해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리나 고트메는 건축의 방향성에 대해 책임감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은 우리가 세계와 어떻게 물리적인 관계를 맺을지 드러내는 행동양식”이라며 “자연과 공생하는 방식으로 인류는 편견 없는 나은 사회, 평화가 있는 세상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량 기자 /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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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분열 속에서 새로운 공존 방향성 찾았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유현준 건축가 진행 나선 스페셜 토크세계적인 건축가 케레·고트메 패널로디자이너부터 학생·연사까지 질문 쇄도 건축가 유현준(왼쪽)과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가운데), 리나 고트메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의 스페셜 토크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임세준 기자 공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분열의 시대, 건축은 공존으로 가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은 건축가와 함께하는 스페셜토크를 통해 ‘또 다른 시선, 새로운 공존’이라는 주제를 들여다보았다. 이번 포럼의 스페셜토크에는 유현준건축사사무소 대표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가 모더레이터로 나섰고 세계적인 건축가인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 리나 고트메가 패널로 참여했다. 지난 1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에서 유현준 대표는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는 케레, 고트메에게 ‘새로운 공존’이 무엇인지에 대해 물었다. 두 건축가는 모두 유년기를 추억하며 새로운 공존에 대해 정의를 내렸다. 케레는 “저는 레바논에서 자랐고 베이루트라는 도시는 오랫동안 전쟁을 겪었다”면서 “수십 년 동안 여러 가지 분파, 종교 집단으로 나뉘어 공존을 거부하면서 전쟁이 있었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전투가 있었는데 어떻게 이것이 지구 환경 그리고 도시를 망가뜨리는지를 직접 경험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같은 성장 과정에서 ‘공간과 건축을 통해 사람들의 화합을 이룰 수 없을까’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을 비폭력적으로 만들기 위한 공간의 역할과 상호 존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케레는 “서로를 돌보는 건축, 환경을 돌보는 건축이 새로운 공존을 만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트메 역시 지역사회가 도시와 농촌으로 분열된 환경에서 자랐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부분의 인프라나 자원은 도시에 몰려있고 일자리도 도시에 제공될 기회가 많기 때문에 부모들은 도시로 가라고 격려를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고트메는 굳이 도시를 가지 않고도 같이 공동발전을 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했다. 그는 “교량을 세워 굳이 농촌이나 외딴 지역에서 도시로 꼭 가지 않아도, 태어난 지역에서 계속 지낼 수 있도록 공존, 공동 개발을 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도시는 물론 많은 사람들을 유치하지만 의사결정자에게 골칫덩어리 같은 난제들도 주기 때문”이라고 발언했다. 한국에서 진행할 수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유 대표는 “한국사회도 굉장히 분열돼있어 공존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건축을 진행한다면 어떤 디자인을 제시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했다. 두 건축가는 모두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고트메는 “어떤 특정 프로젝트를 원한다라기보다는 파트너십이 중요할 것 같다”며 “비슷한 수준의 야심을 지닌 공동체를 찾아 그들의 과거와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이를 미래 건축물로 담아 우리 환경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그러한 야심을 가진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도 돌담길’을 흥미롭고 영감이 되는 아이디어로 꼽았다. 화강암으로 구성된 돌담길은 수백 년 전 여러 농경 방식과 화합을 이루기 위해 만들어졌고, 돌담길을 통해 환풍이 이루어지면서 농업 환경이 개선이 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고트메는 “주변 환경에 대한 지식을 평화롭게 건축물을 통해 담아내면서 이것이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디. 케레도 같은 질문에 “우선 파트너를 찾고 구조물을 함께 구상할 것”이라며 “한자리에 모여서 어떠한 재료 어떠한 방법으로 뭔가 새로운 장소를 창조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모든 주민들이 가족과 자연과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케레는 “한국은 대부분의 건축물이 고층 건물이다. 자원이나 재료가 없는 사람들은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뭔가 판타지를 더 적용해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고 그리고 또 건축 자재 같은 것도 굳이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들을 사용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유 대표는 제2, 제3의 문화권에서 교육받고 일한 이들 건축가들이 새로운 문화에 어떻게 적응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케레는 “저는 호기심이 정말 많고, 호기심 자체가 근본적인 토대라고 생각한다”면서 “차별화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하고, 긍정적인 인풋과 아웃풋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요소라고 본다”며 호기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고트메는 여러 장소에 가보는 것을 꼽았다. 그는 “여러 장소에 가면 내가 태어난 곳을 잘 이해를 하고 내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스페셜토크 이후에는 참가자들의 질문도 이어졌다. 포럼에 참석한 한 디자이너는 비대면으로는 들을 수 없는 건축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요청했고, 이날 다른 세션의 연사로 나선 프란체스코 샨니 디자이너도 질문자로 나서 각국마다 다른 건축 규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한 대학생 건축학도는 디자인과 관련, 건축가들이 일상에서 사고하는 방식을 물었다. 고트메는 “제일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우리가 작업하는 공간과 장소의 목소리를 듣고 역사를 봐야한다”며 “현장을 잘 관찰하고 비평적인 분석 능력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케레는 “일단 기회가 오면 잡는다는 생각을 해야한다”며 “무엇이든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자연 기자 /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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