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news
home NEWS ART
ART
마드모아젤 프리베, 샤넬 전시
2017.07.07
edit article
헤럴드디자인

마드모아젤 프리베, 샤넬 전시

By 오누리 (스토리텔러)

얼마 전 수많은 셀럽들이 참여한 전시 오프닝이 화제다. 샤넬 브랜드의 뮤즈이자 가수인 지드래곤(G-dragon)부터 세계적인 모델캐롤라인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가 참여한 오프닝 파티로 시작을 알린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는 2017년 6월 23일부터 7월 19일까지 한달간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마드모아젤 프리베라는 어감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와 연관된 전시 스토리로 관객을 맞고 있다. 하지만 대림 미술관이지 않나. 예상되는 고루한 디자인 스토리로 관객을 맞이할리 없다. 마드모아젤 프리베 전시는 지난 2015년 10월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처음 열렸다. 런던 전시에서 샤넬의 향수와 디자인 영감의 원천 중 하나인 정원에 대한 스토리가 한국 전시에서는 일부 빠졌지만 자수 워크숍 체험이라는 차별성이 더해져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런던 전시 다음으로 두번째 전시로 선정된 서울에서 마드모아젤 샤넬의 대표적인 창작물들을 전시로 만나볼 수 있다.

1. Chanel’s first launching, Hat’s shop

샤넬이 가수를 꿈꾸며 살롱에서 노래를 부르기 전 우리가 기억해야할 샤넬의 어릴 적 모습이 있다. 바로 수도원에서 보낸 그녀의 어린시절이다. 그녀의 미적 기준에 영향을 준 곳이기 전에 그녀에게 자립의 방법을 알려준 곳이기도 하다. 여자로서가 아닌 디자이너로서 첫발을 내딛게 해준 모자 디자인은 그녀가 수도원 생활에서 얻게된 유산이기도 하다.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입구에 그녀의 첫 성공을 가져다 준 첫 매장 장소를 배치해둔게 우연처럼 보이지 않는다. 디지털 일러스트와 첫 매장의 디스플레이를 재현한 모습은 디지털 역동성과의 절묘한 조합으로 관객의 첫 인상을 사로잡는다.

<샤넬 전시 입구(왼)와 샤넬 첫 매장인 모자 숍 _사진출처: 작자 사진 촬영 이미지>

2. Chanel and Installation art

그리스 팝(Greek pop) 코코의 럭키 넘버(CoCo’s Lucky Number) , 밀( The Wheat Sheath), 레드(The red), 카멜리아(The Camellia), 진주(White Pearl), 라인(The line).  7개의  설치물들이 무대 전시의 주인공과 같이 우두커니 맞아준다. 진주, 밀, 레드, 블랙 앤 화이트와 같은 샤넬 시그니쳐 키워드가 담긴 설치물들은 모던과 전통의 조화를 이어가는 샤넬정신을 오마쥬한 결과물들이다. 특히 한국 아티스트 이지용이 제작한 <카멜리아>  유리 설치작품이 전시되어 반가움을 더했다. 가브리엘 샤넬의 CC 로고 만큼이나 중요한 동백꽃, 카멜리아에 영감받아 샤넬의 우아함과 세련된 디자인을 표현했다고 전한다. 

<샤넬의 시그니쳐 예술 설치물 팜플렛 _사진출처: 작자 사진 촬영 이미지>

3. Chanel and Perfume Cube

설치물들 사이 너머로 공상영화를 연상시키는 큐브는 어두운 조명 아래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동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기대반 호기심반으로 자동문 앞에 서면 꽃잎이 흩날리는 화면과 마주한다. 그리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해 그 시공간을 집중하게 되면 샤넬의 조력자인 조향사와 제조를 주고 받는 장면 속의 일부가 된듯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낄 수 있다. 샤넬 No.5 원료들이 아직까지 비밀에 부쳐진 까닭에 디지털 스크린에 보여지는 샤넬만의 화학기호들이 세포분열하는 모습마저 우리에게 영감이 되고있다. 그 비밀마저 우리의 머릿속 무궁무진한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도록 여지를 준것처럼. 그게 마치 의도된 것처럼 말이다.

<샤넬 큐브 설치 입구(왼)와 내부 전경(오) _사진출처: 작자 사진 촬영 이미지>

4. Chanel’s signature Fabrics, Haute Couture, high Jewelry(Bijoux de Diamants)

샤넬의 트위기 자켓의 요소를 얘기할 때 패브릭을 말하지 않는다면 속 빈 강정과 같은 실수를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샤넬의 독자적인 특성이 드러난 분야가 바로 패브릭이라는 걸 의미한다. 자켓에 사용된 패브릭들과 실크소재들을 향수큐브 뒷편에 켠켠히 커튼처럼 설치해 관람객들이 미로처럼 그 사이를 지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사이를 지나치며 어깨와 손, 손목을 스치는 기분은 가공 이전에 패브릭의 감촉을 온몸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계단을 걸어올라가 오뜨꾸튀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오뜨꾸퀴르는 인간의 손끝에서 가능한 일인지를 의심케하는 예술작품이기 때문에 진열된 의상아래 천문학적인 제작시간을 보여준다. 그 자체가 경이롭다는 말 밖게 묘사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모두 자수 공방의 손길을 거친 오뜨꾸튀르는 오간자 혹은 튤 위에 놓여진 수와 비딩자수들이 패턴을 이루고 있다. 소재에 대한 이해를 이토록 완벽하게 하고 창의적인 패턴표현 방식을 터득한 장인들이 궁금할 따름이다. 그 마음을 아는지 이번 전시에서 공방장인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며 완성된 작품들은 내년 전시오프닝때 소개될 예정이다. 오뜨꾸튀르를 지나 하이 쥬얼리 컬렉션 ‘비주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의 리에디션 작품이 설치된 공간으로 이동하는 동선에 샤넬의 뮤즈였던 인물사진들이 잠시 공방장인들을 잊게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다른 공방 장인들을 작품을 통해 소개한다. 1932년 가브리엘 샤넬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하이 쥬얼리 컬렉션 ‘비주 드 디아망(Bijoux de Diamants)’의 리에디션 작품들은 다양한 신체 마네킹에 설치되어 존재감을 나타낸다. 

 

<샤넬 시그니쳐 패브릭 설치 _사진출처: 작자 사진 촬영 이미지>

5. Movie director, Karl

궁금하지 않은가. 여러 브랜드에서 여러 디자이너들이 거쳐온 브랜드와 달리 샤넬 브랜드는 칼 라거펠트라는 수장과 한 세기를 함께 보내오면서 마드모아젤 샤넬에게 어떤 마음일지. 이를 의식해서인지 칼 라거펠트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면서 여러 편의 샤넬 에피소드 중 상상 속에서 칼 자신이 샤넬과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를 에피소드로 제작했다. 샤넬은 칼을 별로 좋아하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칼 역시 익히 짐작했다는 듯 샤넬에게 앉으라는 여유까지 보여준다.

그들에게 모던’이라는 의미가 서로 달라 논쟁하지만 샤넬이라는 브랜드를 향한 애착과 열정엔 달라보이지 않았다. 영화감독으로서 칼을 느껴보지 못한 이들에게 그의 천재성을 증명하기 충분한 작품이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에서 전시 입구 초입부에 설치된 모자가게의 재등장을 배경으로 키이라 나이클리가 열연한 젊은 시절 코코 모습이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카메오로 출현한 그의 뮤즈가 된 모델들의 열연은 어디에서 볼 수 없는 샤넬만의 볼거리다. 이 순서를 마지막으로 어느 덧 출구를 다다랐다는 사실이 아쉬울 정도 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샤넬은 예술적 진가를 발휘하는 공방의 열정과 브랜드가 지켜나가고 있는 가치와 노력을 대중에 보다 가까이 다가와 보여주었다. 칼 이후에 새로운 샤넬의 디렉터가 나올날이 아직은 멀었다해도 칼이 이끄는 샤넬은 여전히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디자인을 기대하게 한다. 

keyword
#전시#샤넬#추천#디자인#design#heralddesign#주말
share
LIS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