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과 재해에 대비하는 세계의 '굿 디자인'

재난 방지용 키트, 팩토그램, 긴급주거지 등 다양한 사례들

By 구다원(스토리텔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진, 화산폭발,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활속에서 재난과 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제품을 만들고 건축물을 설계하는 등 적극적인 생존전략 마련에 나선 것.  재난과 재해에 따른 생존과 대피, 피해복구를 목표로 만들어진 세계 각국의 ‘굿 디자인(good design)’사례들을 소개한다.
 

1. 일본 

▶ HEAT RESCUE 재난구조키트 = 히카루 이마무라가 1995년에 발생했던 한신대지진, 2011년에 발생했던 동일본 대지진과 해일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재난구조키트.  드럼통 모양의 HEAT RESCUE 키트에는 설명서를 포함해 30여명의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냄비, 쌀, 생수, 주방기구, 수건, 장갑 그리고 200인분의 인스턴트식품이 포함되어 있다.  드럼통은 장작불을 지필 수 있는 스토브로 사용가능하며 드럼통으로 만들어진 키트는 굴려서 이동할 수 있도록 해 이동의 편의성을 높였다.  사용법은 픽토그램과 간단한 일러스트를 활용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였으며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왼쪽부터)HEAT RESCUE키트 구성품, 픽토그램으로 표시된 사용법, 인스턴트 제품으로 가득찬 냄비
< 사진출처 = ⓒHikaru Imamura >

▶ 재난방지 디자인연구회의 픽토그램 = 재난방지 디자인연구회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재난방지 정보 커뮤니케이션을 목표로 재난방지연구가와 디자이너가 협업해 만든 단체.  재난방지를 위한 픽토그램 개발을 비롯해 피난유도표식시스템, 재난 방지맵에 관한 연구개발을 한다. 또한 웹사이트를 개설해 다양한 재난방지 디자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쓰나미 대피건물의 사인 그래픽  < 사진출처 = 공식 홈페이지 >

▶ 올리브 프로젝트(Olive project) = 민간에서 운영하는 정보 플랫폼 프로젝트로 누구나 정보를 편집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알루미늄 캔으로 랜턴 만드는 법, 긴 바지로 배낭 만드는 법 등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지진, 쓰나미와 같은 자연재해 발생시 대처할 방안과 대피 정보를 제공한다.

비상시 들것 만드는 방법  <사진출처 = http://www.olive-for.us>

▶ MINIM+AID 키트 = 디자인오피스 넨도(nendo)가 디자인한 재난용 비상도구키트. 자가충전이 가능한 충전기 겸 라디오, 우비, 램프, 물, 케이스, 호루라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키트간 호환이 가능하다.  방수가 가능한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으며 우산꽂이에 꽂아둘 수 있도록 미니멀한 원통으로 디자인해 실용성을 높였다.

< 사진출처 = nendo 공식홈페이지 >

2. 캐나다

▶ 디자인회사 ‘Molo’의 ‘Softwall’ = 기존 제품에 구호용품의 기능을 강화하여 디자인했다.  ‘Softwall’을 사용해 만드는 ‘Softshelter’는 실내용 친환경 긴급 주거지로, 버려진 종이를 재활용한 종이와 자석으로 제작되었으며 공동주거 공간에서 개개인의 독립된 공간을 위한 벽을 만들어 구성한다.  재료의 특성상 접었을때 부피가 줄어들어 운송이 편리하고 100% 재활용이라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특징을 가진다.  재난으로 인해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달래줄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을 마련하고자 Softshelter를 제작하게 되었다는게 회사측 설명.

(왼쪽부터)Softshelter의 조립방식, 실제 조립하는 모습  < 사진출처 = Molo 공식 홈페이지>

3. 독일

▶ 웹 사이트 ‘Design 4 Disaster’ = 재난 디자인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시민과 기업간의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디자인의 구체적 상용화 방법을 논의하는 등 재난 디자인의 실천적 방향을 모색한다.

Design 4 Disaster사이트에 올라온 재난시 주거디자인 아이디어  < 사진출처 = Design 4 Disaster 공식 홈페이지>

4. 멕시코

▶ JUST IN CASE = 멕시코의 브랜딩 회사 ‘MENOSUNOCEROUNO’의 'JUST IN CASE’는 재난시 안전 및 구호에 대비한 칼, 성냥, 물, 초콜릿, 간단한 필기구 등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이 포함된 키트제품.  안전을 강조하는 밝은 노란색을 사용, 심플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디자인했으며 종말을 가정하여 창의적으로 구성한 감성적인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JUST IN CASE’ 구성물과 사용법   < 사진출처= menosunoceroun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