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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캘린더와 믹스-젠더 패션쇼의 시대
2017.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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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오프-캘린더와 믹스-젠더 패션쇼의 시대

By 오누리 (스토리텔러)

패션 산업의 브레이크 없는 과속 질주에 드디어 디렉터들의 저항이 시작된 걸까. 패션쇼만 1년에 6~8회씩 개최하며 과열 경쟁에 숨막히던 패션계가 전통적인 방식의 패션쇼 스케줄을 거부하고 새로운 전략을 발표하고 나섰다. 바로 스웨덴 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와 <베트멍>이다.


패션계에서 소문만 무성했던 그 존재 만큼이나 예측 불허인 조지아 출신의 뎀나 바잘리아. 그가 고전적인 패션 산업의 사이클에 ‘반기’를 들었다. <디올> 디렉터였던 라프 시몬스가 패션 산업 시스템에 대한 회의를 이유로 사퇴를 결정했던 것처럼, 뎀나 역시 현 <발렌시아가> 최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역할과 개인 브랜드인 <베트멍>의 디렉터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데 있어 전통적인 패션 시스템 환경은 엄청난 압박으로 다가왔을 터다. 하지만, 뎀나 바잘리아는 조금 달랐다. 그는 믹스-젠더 캣워크 형식의 타협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는지, 자신의 선택을 번복하며 패션계에 적잖은 혼동을 주었다.


그러나 그의 ‘패기’만큼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뎀나는 미련없이 '오프-캘린더' 패션쇼를 선언했다. 이미 규격에서 벗어난 패션 퍼포먼스로 유명한 그이기에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특히 세계 주요 메트로폴리탄에서 열렸던 패션쇼와는 달리 파리 북부 외곽 지역에서 쇼를 개최하는 자체부터 남다른 행보다. 물론 프랑스패션연합이 개최한 패션 산업 스케줄과는 다소 갭이 있지만 그의 시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4.jpg [Burberry Prorsume 2016 S/S gender Mixed catwalk, 사진출처_Backstagetale.com]

그런가 하면, 해외 패션 전문 온라인 미디어 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패션쇼 일정과 관련한 보도를 내놨다. 그 내용에 따르면, 기존에 진행했던 프리 컬렉션을 생략하고 메인 여성복 '레디 투 웨어 컬렉션'(봄/여름, 가을/겨울)을 1년에 두 번만 개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아스 내그너손을 중심으로 디터 람스의 디자인 모토이기도한 더 적게, 하지만 더 좋게 (less but better)을 아크네 스튜디오의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러한 모토는 그들의 브랜드 시스템에 반영되어 컬렉션 프레젠테이션 역시 최소화와 타이밍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러한 변화가 효율성 있는 국제적 파트너십을 이끌 수 있는 수준 높은 컬렉션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오는 1월부터 오트쿠튀르에서 메인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이지만, 3월에 열릴 프레타 포르테는 비참가 선언을 했다. 대신 쿠튀르 제품들을 아크네 매장에서 바이어와 소비자들에게 소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즌에 맞는 제품을 단기간에 팔기보다 일년 내내 모든 시즌 제품들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유통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역시 전통적인 패션 산업의 스케줄과는 다소 다른 형태다.


2017년은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을 통합해서 선보이는 '믹스-젠더' 패션쇼 현상이 핵심 트렌드였다. 이러한 트렌드는 2018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소개한 오프 캘린더를 선언한 <베트멍> 역시 <구찌> <발렌시아가> <제이 더블유 앤더슨>과 함께 남녀 통합 런웨이에 동참할 예정인 만큼 시대의 변화에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패스트 패션의 영향과 함께 패션쇼 진화가 필요 할만큼 양보다 질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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