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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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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세상을 바꾸는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By 홍연진 (스토리텔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2017년 6월 30일부터 10월 7일까지 세계 3대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 展이 열리고 있다.


<사진 출처=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카림 라시드는 누구인가?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아주 오랫동안 디자인은 소수의 엘리트와 배타적인 문화권을 위해서만 존재했다. 이에 맞서 나는 지난 20년간 디자인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21세기 디자인 혁명가, 디자인 민주주의자로 불리는 카림은 시간이 날 때마다 예술과 패션, 음악에 몰두하며 물질, 가상공간의 모든 것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디자인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3,000점이 넘는 제품을 디자인했으며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상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과 협업하여 제품 디자인을 했고, 나아가 레스토랑, 호텔, 지하철역 등의 인테리어 디자인까지 맡기도 했다. 그의 제품은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전 세계 20개 주요 영구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가히 세계 3대 디자이너로 불릴 만한 인물이다.


<사진 출처=직접 촬영>

초반부에는 디자인상을 받은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를 보면서 카림이 우아한 곡선과 과감한 색채를 좋아한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른쪽 사진 속의 제품은 프로펠러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데, 칵테일 바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하나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고 서로 마주보며 함께 앉을 수 있는 의자 디자인을 구상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집에 가져다놓고 싶은 충동이 이는 의자들이 많았다. 카림의 개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면서도 공간과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출처=직접 촬영>

오직 한국 전시만을 위해 선보이는 작품이 있었다. 왼쪽은 , 오른쪽은 이다.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는 정면으로 볼 때와 측면으로 볼 때 느낌이 다르고, 뒤쪽에 어마어마한 반전이 있다. 전시를 통해 직접 확인하길 바란다. 는 카림이 자칭 타칭 ‘핑크 덕후’라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작품이었다.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중간 중간에 놓인 의자는 예상외로 편안했다.


<사진 출처=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카림은 때때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붓과 캔버스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식 대신 디지털 기술과 최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디지팝’이라 부르는 디지털 작품을 제작한다. 그는 아날로그 시대에서 벗어나 급속도로 성장하는 디지털 시대를 따라잡아야 한다고 수차례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홀로그램, 독특한 패턴, 그래픽 상징 등 다양한 디지팝 작품들을 제작했다. 그중 상당수가 벽지, 카펫과 같은 표면 디자인, 미술 전시회, 건축 방면에서 디자인 프로젝트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제품 디자인만 하는 줄 알았던 카림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홀로그램의 경우 보는 각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새로운 그림이 나타났고, 심지어 360도 회전하는 작품도 있었다. 또 일반적인 사인 대신 자신만의 그래픽 상징을 작품에 활용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기호마다 뜻이 있는데, 그중 십자가 모양은 한국과 사랑을 의미한다고 한다.


<사진 출처=직접 촬영>

대량 생산의 시대에서 디자이너는 자신만의 예술 추구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디자인 제품은 미술관에 전시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필요에 의해 탄생하는 것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모든 것이 하나의 몰딩에서, 저렴한 재료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카림은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초창기부터 이러한 시스템에 반발했다. 인체공학적이고, 곡선을 활용하여 매끄럽고, 친환경적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지 않은 제품을 다양한 기술을 통해 선보였다.

왼쪽 첫 번째 사진 속 후추통은 키스하고 포옹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카림을 디자이너로서 유명하게 만든 작품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게 만들 뿐만 아니라 기존의 후추통에 비해 그립감이 뛰어나 자꾸 사용하고 싶게 만든다.

오른쪽 두 번째 사진 속 쓰레기통은 라는 귀여운 이름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이 제품은 비교적 널리 알려졌지만, 카림이 디자인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카림은 쓰레기를 버릴 때 농구 골대에 공을 넣는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곡선 형태에 원색을 사용하여 기존의 칙칙한 쓰레기통과는 달리 인테리어 소품으로 둔갑시키기에도 무리가 없다.

세 번째 사진 속에서 가운데에 놓여있는 민트색 의자 역시 카림의 명성을 드높였다. 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지만,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어 편안하고 당시 출시되었던 같은 가격대의 다른 의자에 비해 훨씬 고급스러웠다.


<사진 출처=직접 촬영>

카림 라시드는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들은 대개 독보적이다.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를 분명하게 인지하면서도 두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것이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카림은 꾸준히 그러한 결과물을 선보여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철학, 미학을 제품에 담아내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온 카림의 삶은 당신도 당신만의 인생을 디자인해보라는 메시지를 준다. 그의 디자인 세계에 푹 빠져보길 원한다면 10월 7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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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림#디자이너#전시#추천#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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